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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교통좋은 교토 (마지막 날)

간사이 안녕~ 이제 동으로 갑니다

by 안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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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서의 마지막 날입니다. 아침은 늘 그렇듯 조용하네요. 유카리짱은 구석에서 하루종이 저렇게 놀고 있고. 슬슬 아침도 먹었으니 짐도 싸고, 아는 사람들에게 간다는 인사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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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 5일 동안 신세 많이진 친구들. 히로타카군 (비주얼은 저런데 저보다 한 살 어리다고)과 플로리다에서 온 윌. 나보고 자꾸 오지이상 하는데...내가 너한테 그렇게 불러야겠어 히로타카.

이렇게 재밌게 잘 놀던 게스트하우스를 떠나서 슬슬 교토역으로 걸어갑니다. 터덜터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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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기엔 섭섭한 바가 있어 가는 길에 있던 히가시혼간지 (東本願寺)에 들렀습니다. 니시혼간지 (西本願寺)는 서쪽, 히가시는 동쪽. 말 그대로 동쪽이나 서쪽에 있는 절입니다. 상당히 크고, 조용합니다. 관광객들도 많이 없어서 조용히 구경하기엔 딱 좋은 곳. 게다가 교토역 근처에 있으니 구경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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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이라, 날씨가 흐려서 그런가 을씨년스럽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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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의 중요성과 삶의 즐거움을 찾도록 해주세요. 요즘 즐겁게 살아보려고 하는데...뭐라도 해야죠. 좋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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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역 근처 요도바시카메라 건물에 작은 기념관이 있습니다. 여름에 하는 기온마츠리를 복원한 모델인데요. 가뜩이나 습한 일본, 그 중에서도 덥기로는 안 꿀리는 교토 (대구랑 비슷하다 보시면 됩니다. 분지에, 여름엔 39도까지 오르는 지옥같은 날씨), 그것도 한여름에 하는 축제라니. 한 번 보고 싶긴 합니다만 더위에 죽을지도 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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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가마를 만들어서 끌고 다닌다 하더군요. 재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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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 에비수바가 눈에 뙇. 아, 에비수다. 먹어줘야해. 그래서 들어왔습니다. 마침 흡연구역이 별도로 있길래 바로 흡연구역으로 들어왔죠. 점심 메뉴도 있고, 재떨이가 기다리는 이 곳. 아, 내겐 천국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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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수 마이스터 한 잔과 소시지 3종 세트를 시켰습니다. 프랑크소시지와 매운 소시지 등 3종 세트에 맥주 한 잔 들이키니 으어, 어제 먹은 술이 다 깨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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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호박 에비수를 시켰습니다. 호박, 뭐 영어로 하면 앰버색의 맥주인데, 위에 있는 마이스터가 깔끔한 맛인 반면 호박은 뭔가 묵직한 듯한 맛이었습니다. 역시 맥주는 종류별로 먹어주는 게 정답. 종류별로 다 먹어보기로 결심합니다만 낮술이니 적당히 먹기로 (사실 버스 시간 때문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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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수 맥주에 말차가 있는 마츠리. 호기심은 있었으나 그닥 끌리진 않아서 패스. 다음에 가게 되면 먹어봐야 겠습니다. 맥주 칵테일이라는 게 신기한 맛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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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에비수 흑맥주를 마셔줍니다. 기네스랑은 좀 다른, 뭔가 가벼운 맛이랄까? 좀 더 달달하기도 한 그런 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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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역 바로 앞에 있는 에비수바. 생맥주는 여섯 가지, 맥주 칵테일은 일곱 가지. 다음엔 꼭 종류별로 다 먹어버릴테다라는 다짐을 하고 이제 버스를 타러 교토역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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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역에서 나고야역으로 가기 위해 신칸센을 타려다가 버스로 결정합니다. 반 값도 안 하거든요. 전날 터미널에 가서 시간표를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버스비도 비싸요. 교토에서 나고야까지 두 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 2,550엔이더군요. 서울 - 대전 버스비와 비교하면 두 배 정도니까. 일본의 대중교통은 정말 요금이 지옥입니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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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은 철도회사이기도 하지만 버스도 운영합니다. JR 버스는 안에 화장실도 있고 나름 괜찮더군요. 그렇기 때문에 심야 버스인 윌리어나 킨테츠에 비해선 조금 비쌉니다. 화장실도 없는 심야 버스 이야기를 들었을 땐 식겁했는데 이 버스는 다행히도 휴게소도 서고, 화장실도 있고. 막상 화장실에 가진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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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역 토리구치에서 JR 나고야역으로 가는 버스표입니다. 성인 한 장에 2,550엔이라니. 그리고 JR 버스인데 운행회사는 나자카킨테츠버스. 임대인가? 뭐 하여간 가면 되니까 그냥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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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기다리며 교토타워 한 번. 문화재 지정 도시이다보니 고도제한이 상당합니다. 교토타워가 가장 높은 건물인데도 130미터 정도니까.

관광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말 그대로 놀다온 교토였습니다. 그냥 이렇게 노는 것도 재밌네요. 만약에 처음 온 거였다면 뭔가 달랐겠죠. 교토에 첨 갔을 때는 유명하다고 한 은각사, 청수사, 철학자의 길, 야사카신사 등 이곳저곳 다녔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그런 거 없이 잠시 쉬어가고 싶었고, 게스트하우스 생활이 재밌다보니 노는 데 신경쓰다 끝났네요. 어쩌면 교토편은 대단한 여행기를 기대하셨던 분들께는 실망이 가득할 수 있겠지만 교토 일정은 저의 6주간의 일본 일정 중 상당히 재밌던 곳이었습니다. 이렇게 놀 거였으면 더 있을 걸했던...

2주간의 간사이 생활을 마치고 이젠 중경 지방으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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