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받는 매니저, 우리 팀의 정체를 밝혀라!
작년 12월부터 코칭을 좀 더 제대로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함께 공부하는 코치님들과 서로를 코칭해 주는 버디 코칭을 진행하고 있다.
나 역시 코치지만 코치님들의 코칭을 받으며 나를 더 알아가고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고 그 과정에서 배우는 지식과 교훈은 무궁무진하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물론 막상 내가 코칭할 날이 다가오면 무척 하기 싫지만;)
며칠 전 코칭 때, 나의 마릐코치은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하고 친절하게 물어보셨고 나는 늘상 생각하고 있던 우리 팀 이야기를 해보았다. 팀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고 어떤 사람들과 일하고 있는지, 요즘 나의 생각과 고민은 무엇인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었다.
- 코칭의 시작은 늘 아젠다 세팅으로 시작한다. 주어진 코칭 시간 동안 어떤 아젠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기대하는 목표를 달성해 낼 것인지를 함께 합의하고 시작하는 게 코칭의 첫 프로세스다. 그래서 코칭을 받는 클라이언트는 본인이 원하는 아젠다와 목표를 구체화할수록 더 얻는 게 많아지고, 그 여정을 코치님은 옆에서 관찰하며 질문하고 함께 동행한다.
그러다 “oo님 팀의 지금 어떤 모습인가요?”하고 묻는 코치님의 질문에 나는 거의 즉각적으로 해파리가 떠오른다고 대답했다. 정확히 해파리는 아닐 수 있더라도 바닷속을 유유히 헤엄치며 다니는 그 유연함과 빠른 움직임은 우리 팀이 조직의 비지니스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현재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음을 나는 느꼈다. 더 재미있는 건 그 해파리 곁에 누가 있냐고 물어봤을 때 식인상어 등 포악한 어류들이 마구 떠올랐다. 그 말을 하면서 스스로도 인지하고 깨달은 건 그만큼 내가 속한 산업과 우리 회사의 비지니스가 정글처럼 냉정하고 첨예하며 먹히고 먹으려 하고 있다는 거였다. 아, 이런 치열한 환경에서 우리 팀이 일하고 있구나, 그럼에도 해파리처럼 유유히 때로는 독을 쏘아가며 팀의 미션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고 있다는 깨달음도 있었다. 무엇보다 이런 환경에서도 잘해주고 있는 팀에 대한 고마움이 가장 컸달까.
- 코칭은 이렇게 무언가에 나의 생각을 비유하거나 관점을 바꾸게 함으로써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discover, explore, aware 하도록 도와준다. 이것이 코칭만의 남다른 차별화 요소라고도 종종 느끼게 된다. 익숙한 것에서는 다름을 잘 발견해내지 못한다. 그러나 익숙함도 렌즈를 조금만 비틀거나 색을 바꾸면 수많은 알아차림과 통찰이 발견되기 마련이다. 코칭을 하고 받을 때마다 놀라는 점은 코칭을 받는 고객은 그 문제나 상황을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낯선듯한 여정을 너무도 잘 헤쳐나가고 탐구해 낸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여러 대화를 나누던 중 다시 코치님 왈, “팀 안에서는 서로 함께 어떻게 일하고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 나는 견고한 벽돌과 같은 안정감, 그리고 진흙을 발라 더 단단해지는 밀착력이 우리 5명이 서로를 위하고 일하는 팀웍의 상태라는 걸 직관적으로 깨달았다. 우리 팀은 이제 만들어진 지 1년 반 된 신생팀인데 여러 면에서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일단 서로 다른 2개 팀을 내가 동시에 맡게 되어 2명은 왼쪽 날개로 2명은 오른쪽 날개로 일하고 있다. 두 팀의 공통 업무는 전혀 없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 팀은 diversity & inclusion 측면에서 모두가 여성이라는 점과 4명의 한국인 + 1명의 일본인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다양한 우리 다섯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팀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배려하고 돕고 함께 성장해 가는 이 과정이 참 아름답고도 고귀하다는 생각을 혼자 해본다.
- 코칭은 이렇게 하나의 질문에 답을 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확장하는데 이 과정이 참 별나고도 재미있다. 말을 하면서 나 스스로도 팀이 내 직장생활에 이렇게까지 중요한 의미가 있었단 말이야? 하는 놀라움, 잘해나가고 있는 팀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표현해야겠다는 다짐, 어쩌면 힘겨운 직장 생활에서 나를 붙잡아 주는 중심 무게 추는 우리 팀일 거라는 그런 확신 등.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코칭을 안 받아 본 분들은 꼭 한번 받아 보시길 :) (저에게 신청해 주셔도 됩니다 ㅎㅎ)
마릐코치님은 오늘의 코칭을 마무리하며 코칭에서 얻은 유익함과 insight를 정리하도록 도와주었고 그걸 다시 한번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액션 플랜도 함께 짜보았다. 무엇보다도 이번 코칭은 나에게 해파리와 붉은 벽돌이라는 키워드를 남겨주었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이 두 단어의 조합이 오히려 지금 나와 팀의 상황을 정확하게 대변해 주고 있다는 아이러니 또한 글을 쓰며 알아차리게 된다. 내년쯤엔 해파리와 붉은 벽돌이 또 어떤 모습으로 변화/진화해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 피스모모라는 NPO 단체의 감정카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