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켜난 것들에 대한 예의 01

10월의 해바라기

by 마이로사

시간은 모든 존재를 변형시킨다.

한때 누군가의 몸을 지탱하던 의자,

태양을 향해 고개를 들던 해바라기,

그들은 이제 ‘기능’을 잃었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며 존재한다.

앉을 수 없지만 ‘의자였던 시간’을 품고 있고,

더 이상 피지 않지만 ‘빛을 향했던 방향’을 기억하고 있다.

동시에 존재의 지속을 암시하는 시제다.

나는 버려지거나 잊힌 존재와 사물들을 통해,

시간이 흐른 뒤에도 남아 있는 존재의 의지, 혹은 잔향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