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켜선 것들에 대한 기록 01

사람의 촉감

by 마이로사


내 몸엔 무겁고 딱딱하며 차가운 것들이 놓인다.

때로는 날 딛고 올라서고, 무언가 하는 자들만

딱딱하고 무심한 발길질이 익숙했다.

그런 무게를 받치는 것이 내 역할의 한계인 줄 알았다.

딱히 나에게는 이름 같은 것이 없었지.

아니 없는 게 당연했지.

평소에 이 골목에서 늘 혼자였는데

어느 날, 길을 걷다가 힘들었던 노인이

날 의자로 착각했는지, 내게 의지해 몸을 쉬었다.

그 느낌은 한여름의 땡볕처럼 따갑고 뜨겁지 않지만,

겨울의 그 내가 더 굳어버리는 그 기분과는 확실히 달랐다.

노인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무게였다.

사람이란 존재는 생각보다 다양한 느낌을 갖고 있더라.

뭔가 알 수 없는 기분 좋은 감각이었는데,

사람들이 그런 건 뭐라고 부르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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