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바비가 기쁨을 느꼈던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
해 질 녘 날씨가 좋은 저녁에는
누나랑 산책을 하곤 했어요.
신나게 동네를 돌면서 보내는
저녁시간은 너무 행복해요!
그런 순간에는 말은 통하지 않더라도,
누나가 내 마음을 다 알 수 있겠죠?
나는 그럴 때 누나에게 말해요.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누나도 나만큼 나처럼 행복했으면 ‘
길을 걷다가 산책하는 다른 친구들을 보면,
걸으면서 엄마랑 아빠를 보며 웃기도 해요.
근데 친구들 엄마랑 아빠는 앞만 보더라고요.
다른 친구들도 아마 나처럼 행복하다고,
얘기하고 싶었을 거예요.
그러니까 산책할 때 우리 얼굴도 봐주세요.
그리고 이건 우리 누나가 해준 얘긴데요.
어느 날 카페에 앉아 창밖을 보다가,
유난히 무심한 얼굴로 앞만 보는
보호자와 반려견의 산책 장면을 봤대요.
잰걸음으로 산책을 리드하는 보호자는 앞만 보는데,
그 친구는 엄마 얼굴 얼굴 한 번 보고,
앞도 번갈아 보며 웃으면서 산책하는 모습을 봤대요.
한 번이 아니라, 앞을 지나가는 내내
반려견은 앞과 보호자의 얼굴을 수시로 바라보더래요.
그 후로 산책할 때는 누나는,
바비의 얼굴을 자주 보려고 한대요.
걷다가 갑자기 누나가 쭈그려 앉더니
이 사진도 찍어준 거예요.
누나는 나한테 물어봐요.
바비가 말을 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었을까?
우리 누나는 내 마음을 알아채지 못하고,
바비한테 잘 반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물어봐요.
그래서 예전에 그런 말을 했어요.
'바비야, 어디 아픈 곳이 있으면 와서,
네가 아픈 데를 날 물어, 살짝만 물어'
평소에 엄마가 야단치거나 그럴 땐 못 알아듣는 척을
좀 해야 할 때가 있는데,
그때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였나 봐요.
바비누나는 그걸 바로 알아봤고,
옆에 있는 누나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하다가
눈에 눈물을 보고, '뭐지? 말 알아듣나 봐?'라고 했어요.
나한테 그런 말을 해준 건 처음이라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대부분 기분 좋고 그럴 때는
누나에게 웃음으로 표현해요.
같이 있어서, 함께 걸어가는 시원한 저녁 바람도
따뜻한 햇빛도 너무 행복하다고!
저 날의 표정이라면,
우리 누나가 알아차릴 만큼 기분이 많이 좋아 보이죠?
오늘도 얘기 들으러 와줘서 고마워요!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