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내 나는 <리얼 싱가포르> 가이드북 출간기
어쩌다 보니 가게 된 싱가포르에서 7년간 직장생활과 다양한 소셜 라이프를 부지런히 즐기다 보니 이것저것 할 이야기가 많아져 취업 이야기로 브런치 북도 내보고 싱가포르 관광청이랑도 일을 해보고 급기야(?)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 가이드북을 쓰게 되었습니다.
(싱가포르 취업 관련해서 궁금하신 분들은 이 브런치 북을 참고해주셔요!)
https://brunch.co.kr/brunchbook/singaporesister
친구들이나 지인에게 핫한 맛집, 바, 쇼핑 스폿을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는 일이 많기도 하고 책을 꼭 한번 써보고 싶다는 소소한 꿈이 있었기에 처음 출판사에서 연락을 받았을 때 어찌나 신났던지.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메일을 읽고 난 후에 돌고래 비명을 지르며 거실을 뛰어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무려 4년이나 지난 후에야 결실을 보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 못 했죠. 후후후...(눈물 좀 닦을게요).
"작가님, 가이드북 한번 쓰시고 나면 다른 책은 누워서 눈감고도 쓰실 수 있을 거예요. ^^"라고 하셨던 저의 첫 에디터님의 말씀의 깊이를 이제야 진정으로 알게 되었지요.
물론 가이드북 작업- 즐겁고 아주 보람찹니다. 가이드북 작업을 대략 나열해보자면 크게 코스와 목차를 짜고, 각각 지역마다 들어갈 관광지, 음식점, 쇼핑점 등 테마에 따라 스폿을 정하고, 모든 스폿을 다 방문하고 경험하고 사진 찍고, 찾아가는 방법, 영업시간, 추천 메뉴, 메뉴 가격, 주의해야 하는 점, 홈페이지, 소셜미디어 등 디테일을 원고에 쓰고, 교정, 교열을 보고- 또 교정, 교열을 보고- 중간중간 변경 사항이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면 또 수정을 하고, 이젠 정말 끝난 걸까 생각이 들 때면 또 수정 내용이 생겨서 확인을 하고 수정을 하고... 꿈에서도 에디터님의 이메일 알람이 뜨고... 일어나 보니 정말로 또 수정 요청이 와 있어서 울면서 수정을 하고...
뭐, 이 정도의 과정이랄까요. 헤헷.
사실 첫 작업은 그래도 어느 정도 평균적인 타임라인대로 마무리가 되었었어요. 하지만 그 누가 알았겠나요. 코로나라는 여행업계를 정면으로 강타해버린 무시무시한 녀석이 나타날 줄이야. 네, 맞습니다. 모든 준비가 완료돼서 이제 출간만 하면 되는 준비상태에서 모든 게 스톱되었어요. 그것도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모르는 무기한 잠정 보류 상태. 인간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게 불확실성이라고 어디서 읽은 것 같은데. 논문 출처는 몰라도 다들 경험으로 아실 거예요. 진짜 다들 힘드셨죠. 특히 여행업계에 계셨던/계신 분들께 치얼쓰...
여하튼 그리하여 코로나를 겪으면서 문을 닫은 업체도 수두룩... 정보가 변경된 곳이 많아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한 후에 드디어 2018년 11월에 시작된 여정이 4년 후 2022년 7월에 출간이 되면서 잠시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네요. 워낙 오랫동안 작업을 한 것도 있고 제가 한국에 없다 보니 (밴쿠버에 거주하고 있어요) 더 실감이 안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감사하게도 7월 셋째 주 여행부문에서 베스트셀러에 선정되었더라고요. 책 구매해주신 분들 모두 복 많이 받으실 거예요 (찡긋).
출판사에서 감사하게도 밴쿠버까지 책을 보내주셔서 친구들과 동남아 음식점에 가서 축하하는 저녁도 먹고 사진도 찍고 사장님한테 부탁드려서 제 책도 한 권 놔두고 왔어요. 밴쿠버에 계신 분들이라면 Potluck Hawker Eatery에 가시면 아는 척 부탁드려요!
제 에디터님 말씀대로 첫 책을 가이드북으로 썼으니 이제 다음 책은 누워서 눈감고도 쓸 수 있을지... 과연... 쓰게 되면 어떤 주제가 될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아마 밴쿠버 관련된 내용이 아닐까 싶네요), 제가 한번 비교해보겠습니다!
싱가포르 여행이나 가이드북 작업 혹은 밴쿠버 관련해서 궁금하신 분들은 댓글이나 인스타로 연락 주시면 가능한 답변드릴게요. 리얼 싱가포르 이미 구매하신 분들은 인증샷 보내주시면 올해 남은 하반기 일 더 적게하고 더 많이 버실 거에요! ㅎㅎ
그럼 다들 즐거운 여행 되시길 바라요!
https://www.instagram.com/erika.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