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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리카 Oct 18. 2020

이게 싱가포르 브랜드였어? #1 찰스 앤 키스

이번 시리즈에서는 작지만 개성 있는 나라 싱가포르에서 탄생해 글로벌한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들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첫 번째로 소개할 브랜드는 싱가포르에 여행을 다녀온 여행객들이라면 쇼핑을 위해 꼭 들러야 하는 여성 슈즈 & 액세서리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는 찰스 앤 키스. 

찰스 앤 키스 매장 © CHARLES& KEITH
소비자의 피드백에서 탄생한 브랜드 


싱가포르는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하다. 게다가 한국처럼 질 좋으면서 적당한 가격대로 구매할 수 있는 괜찮은 국내 보세 브랜드가 많지 않아 보통 무난하게 쇼핑을 하려고 하면 대부분은 자라, 망고, 유니클로 등 글로벌 스파 브랜드를 찾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는 싱가포르 국내 브랜드가 바로 찰스 앤 키스. 

싱가포르 여성들의 신발장과 옷장 속에 다들 아이템 하나씩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국민 브랜드이다. 찰스 앤 키스는 창업자 형제의 이름을 땄다. 

찰스 앤 키스 CEO, Charles Wong ©luxury-insider.com


1996년 찰스 & 키스 웡 Charles & Keith Wong 형제가 시작한 이 싱가포르의 패스트 패션 브랜드는 2020년 현재 아시아, 유럽,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에까지 그 영역을 확장해 많은 여성들의 신발장과 옷장에 자리를 잡았다.


찰스 앤 키스의 제품이 사랑받는 이유는 심플하다. 

명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합리적인 가격에 (핸드백 하나에 싱가포르 달러 50불 정도: 약 한화 43,000원대부터 시작하는) 세련된 디자인, 어느 쇼핑몰에서나 만날 수 있는 높은 접근성을 갖춘 브랜드이기 때문. 


찰스 앤 키스 룩북 © CHARLES& KEITH
가방과 슈즈 이외에 액세서리 라인도 인기가 많다 © CHARLES& KEITH

이렇게 승승장구하고 있는 찰스 앤 키스의 CEO인 찰스 웡의 성공 스토리는 조금 남다르다.

한국만큼이나 학구열이 강하고, 좋은 대학에 가고 큰 회사에 취직하거나 공무원이 되는 등 암묵적인 '성공의 기준'이 있는 싱가포르에서 대학 대신 22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사업을 시작한 것부터가 이미 특별한 출발이었다. 동생인 키스는 군대 복무를 마치고 2년 뒤 사업에 합류했다. 미디어에는 형인 찰스가 브랜드를 대표해 인터뷰를 하고 동생은 디자인을 맡도록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사업을 시작하기 전 어머님이 동네에서 운영하던 작은 신발가게를 돕기 시작했는데 이 경험을 통해 신발 비즈니스가 운영되는 구조를 볼 수 있었다고. 당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어머님은 가게를 닫으려고 했지만 그걸 찰스가 맡아  다시 성공적으로 이익을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그 노하우로 찰스 앤 키스라는 브랜드가 탄생하게 되었다. 

찰스 앤 키스 룩북 © CHARLES& KEITH

그 과정은 적극적으로 고객의 의견을 듣는 것에서 출발했다. 

싱가포르에서는 명품 브랜드가 아니면 저렴한만큼 퀄리티는 보장이 되지 않는 보세 물건으로 선택의 폭이 좁다. 처음에는 찰스의 매장에 방문하는 여성 고객들은 이러이러한 디자인을 찾고 있다고 말하면 중국과 말레이시아의 공급업자들에게 그런 물건을 가져올 수 있는지 묻는 식이었다. 


문제는 공급업자들이 그런 다양한 디자인을 만들어내기도 어려웠을뿐더러 만들 수 있다 하더라도 이미 높아진 가격 때문에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졌다. 그때 이렇게 외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디자인을 하는 슈즈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2020 룩북 © CHARLES& KEITH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인다 © CHARLES& KEITH

1997년 연말, 찰스 앤 키스가 시작되었고 본격적으로 인하우스 디자인 팀을 꾸리기 시작했다. 

모든 신발을 직접 디자인한다는 것 자체가 다른 신발 매장과는 전혀 다른 차이점이었다. 브랜드가 비약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데에는 아이러니하게도 그 해 아시아를 강타한 경제위기라는 배경이 있었다. 


찰스 앤 키스는 그 위기를 활용해 중국의 제조업자들과 좀 더 직접적인 거래를 하기 시작했고 자신들이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졌다. 손님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디자인으로 제작한 만큼 반응은 좋았다. 소비가 위축된 시기였지만 좋은 디자인, 경쟁력 있는 가격은 괜찮은 상품을 찾고 있던 싱가포르 여성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위기의 시기에 오히려 찰스 앤 키스는 성장을 할 수 있었다. 


The Freedom of Self Expression 룩북 © CHARLES& KEITH


The Freedom of Self Expression 룩북 © CHARLES& KEITH

일반적으로 보통 여성 소비자들의 파워가 강하지만, 특히 여성들의 경제활동 비율이 높은 싱가포르에서는 그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사업의 존폐를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기분전환용으로 구매하기에 부담 없는 가격이다 보니 매달 한 켤레씩 구매하는 고객들도 많다고. 또한 

브랜드는 매년 해외진출 또한 차근차근해나가며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2005년에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함과 동시에 무서운 속도로 매장을 늘려갔다. 


찰스 앤 키스 디자인 팀은 매년 천 종류가 넘는 슈즈와 액세서리를 선보이는데 디자인 팀이야말로 브랜드의 핵심인만큼 미국과 유럽의 패션쇼에 참가해 트렌드를 읽을 수 있게 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남성 슈즈 & 액세서리 브랜드 © VIVO CITY 


찰스 앤 키스는 그 후에 남성용 슈즈 & 액세서리 브랜드인 페드로 Pedro를 시작했다. 

싱가포르의 쇼핑몰을 다니다 보면 찰스 앤 키스 매장과 나란히 입점해있는 페드로 매장을 볼 수 있을 것. 처음에는 남성용 제품만 제작했지만 현재는 여성용 제품도 선보이며 자신의 브랜드와 경쟁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소비자들에게는 좀 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고 스스로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발전하기 위함이라고. 

찰스 앤 키스의 시그니처 디자인 © CHARLES& KEITH

국내에는 2011년에 진출해 명동 눈스퀘어에 1호점 매장을 오픈했다. 온라인 직영점 또한 싱가포르 자사에서 

운영하며 싱가포르 오리진을 강조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에 세련되고 깔끔한 디자인 덕분에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찰스 앤 키스. 


작지만 강한 나라 싱가포르에서 시작해 이제는 글로벌한 브랜드가 된 찰스 앤 키스의 스토리를 보면 역시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소비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계속해서 반영해나가는 노력이야말로 성공의 비결이 아닐까 싶다. 


디자인프레스 기사: https://m.blog.naver.com/designpress2016/222115397696


글 디자인 프레스 해외 통신원 에리카

참고 찰스 앤 키스, VULCAN POST

https://www.charleskeith.com/sg

https://vulcanp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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