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센스가 없다'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요. 센스가 없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뜻일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센스가 없는 사람은 간단하게 표현하면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거나/혹은 알면서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상대방이 지금 어떤 기분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그걸 알맞은 타이밍에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은 센스 있다는 느낌을 주지요. 지금까지 서울, 도쿄, 싱가포르, 밴쿠버 등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일을 했지만 이건 인종과 문화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룰이 아닐까 싶어요.
사실 같이 일하던 동료들 중에 사람은 좋지만 업무능력이 낮아서 해고를 당해 회사를 떠나는 경우를 몇 번 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 동료들의 특징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자신의 상사가, 그리고 회사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지 못한다는 거였어요.
특히 기억에 남는 경우는 꽤 친했던 동료인데, 업무평가에서 계속해서 안 좋은 평가를 받았고 결국에는 회사를 떠나야 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아쉬웠지만 사실 예상했던 일이었지요.
그 동료는 자기 생각으로는 정말 일을 열심히 하고, 오버타임으로 일을 하고, 본인의 포지션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항상 불평을 했었어요. 하지만 객관적으로 그 동료는 결과물이 전혀 없었고, 보통 1시간이면 걸릴 일을 3-4시간 걸려서 해왔고, 자주자주 업무보고를 하는 걸 선호하는 상사의 성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에 항상 상사 쪽에서 먼저 업무가 어떻게 돼가는지 물어야 했어요. 당연히 상사 쪽에서는 그런 직원이 좋게 보일 리가 없죠.
저희 상사는 꼼꼼한 성격에 시간관리에 철저한 사람이고, 중간중간에 업데이트해주는 걸 좋아하고, 일목요연하게 보기 좋게 정리해서 요점만 딱딱 보고하는 걸 원하는데 (사실 일 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죠) 제 동료는 업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혀 엉뚱한, 게다가 장황하게 작업을 해왔어요.
여기서 문제점은
1. 애초에 시작 전에 제대로 이해를 못 했다면 질문을 해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했어야 하고
2. 중간중간에 업데이트를 했다면 그 포인트에서 부어라도 불필요한 일을 안 해도 됐을 거고
3. 회사가/상대방이 필요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일했는지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것
이라고 생각해요.
이 모든 건 '나'를 기준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회사'가 무엇을 원하는지, 회사가 나에게 월급을 주면서 고용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제공해야 하는지를 생각한다면 충분히 알 수 있는 부분일 거예요.
이 사고방식은 꼭 직장 생활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사업, 삶에서 성공할 수 있는 팁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주면 결국에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어요.
원하는 포지션을 위해 인터뷰를 한다면 내가 그 회사에서 얻고 싶은 것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내가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제공하세요. 상사에게 인정받고 싶다면 그 상사는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생각해 보세요. 그 혹은 그녀 역시 자신의 팀원을 잘 매니징하고, 성과를 내야 하기에 그 부분을 도와준다면 상사 역시 고맙게 생각하겠죠. 더 나아가서 덕분에 배우는 부분이 많고, 나의 롤 모델이라는 이야기를 한다면 어느 상사나 보람을 느낄 거예요.
센스가 있다는 건 기본적으로 상대방이 뭘 원하는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그걸 내가 원하는 결과와 연결시켜 윈윈할 수 있을까를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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