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인생을 디자인하는 방법
87년 2월생. 한국 나이로는 36살, 만으로는 35살.
최근 들어 주기적인 리뷰를 하는 것이야말로 발전의 키 포인트라는걸 느끼기에 인생 전반적인 리뷰를 해보고 싶었다. 지금까지 어떤 경험을 했고, 그것들이 어떻게 내 인생의 방향을 만들어왔는지- 그리고 이제부터 앞으로는 또 어떻게 만들어나가고 싶은지 재정비 하기위해서.
하고싶은 도전이 있는데 망설이고 계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10대
: 대구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졸업하고 수능성적에 맞춰서 좋아하는 공부보다는 국립대에 들어가는게 낫겠다는 생각으로 천연섬유학과라는 전공을 선택해 입학.
어릴때부터 아토피를 시작으로 잔병치레가 많았고 허약한 몸 때문에 고생을 했던터라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어릴때부터 일찍 가지게 됐다. 아토피 때문에 괴로워한 시간이 많았고 인생은 불공평한거라 생각하며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지만 불평해봤자 변하는건 없다는 걸 깨닫고 10대 후반부터 마음공부를 시작. 내 생각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바꾸는 키라는 걸 깨닫는다.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들에서 내가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해서 '그래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디폴트로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20대 초반
: 일본문화에 푹 빠진 영향으로 일본어를 배우러 2학년을 마치고 대학교를 휴학하고 도쿄로 어학연수를 간다. 국립 대학교에 입학하고, 장학금을 받은만큼을 어학연수에 보태주시길 부탁했고 초기 학비와 정착금을 지원받되 용돈은 스스로 벌어 사용하기로 하고 도쿄로 떠난다.
처음 외국에서 혼자 살아보는 경험을 시작하면서 더욱더 내 건강, 내 행복,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지는 것이라는 걸 피부로 느끼게 된다. 동시에 나라는 사람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강하다는 걸 깨닫는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친구를 사귀고, 일을 구하고, 외국어로 일을 하면서 현지 일본인들보다도 더 인정받는 경험을 하면서 뭐든 하면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20대 중반
: 한국으로 돌아와 복학을 했지만 전공공부는 너무나도 맞지않았고 대학생활 자체는 너무나도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좋아하는 일본어를 복수전공으로 선택, 주전공은 C 를 받더라도 일어일문학과의 과목은 거의 A+, A-를 받을만큼 즐겁게, 열심히 공부해서 그나마 학점을 보완한다. 이 과정에서 나는 정말 호불호가 강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게 얼마나 더 효과적인지를 확신하게 된다. 어떻게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나에게 의미없고 흥미를 일으키지 않는 일은 최소한으로 하면서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한다.
전공은 재미가 없었지만 그래도 학교생활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누리고자 해외에 나갈 수 있는 기회란 기회는 모두 지원해보기 시작한다. 교환학생은 비록 떨어졌지만 글로벌 챌린지, 일본 도요타 시스템을 견학하고 배울수 있는 TPS 연수에 합격해 호주 원정, 일본 투어를 가게된다. 이 두 프로그램을 통해 전공과목이 아닌 다른 과의 사람들과 교류하게 되며 앞으로도 이런 의욕적이고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계속 다시 해외로 나가고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졸업 후에는 서울에 있는 마케팅 에이전시에 취업을 해 잠시 직장생활을 한다.
신촌역 앞에 있는 원룸에 살며 논현역에 있는 직장까지 지하철 2호선으로 출퇴근을 하며 나는 절대 이 생활을 길게 못할거라는 확신을 일찍 했다. 그래서 잠시 즐긴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고, 데이트도 하고, 일본 문화교류 모임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들과 함께 서울 곳곳을 누비고 다니며 20대 중반이 즐길만한 삶을 즐긴다.
20대 후반
: 서울에서의 시간은 나름 재미있었지만 어딘가 계속해서 허전함을 느꼈다. 마음이 공허하고, 내가 뭔가 놓치고 있다는 생각. 이대로 이런 일상에 익숙해지고 점점 나이를 먹어가면 왠지 다시 도전하지 않을것 같다는 두려움이 커지기 시작했다. 한번 사는 인생, 하지않고 후회하는 삶보다는 무엇이든 해보고 교훈을 얻는 삶을 살겠다는 마음을 굳힌다. 홍콩에서 일하시는 해외취업 블로거 로즈님의 포스팅을 서울 작은 원룸에서 매일 읽으면서 나도 홍콩으로 가고싶단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인생은 참 흥미로운 것, 생각지도 못했던 싱가포르라는 나라에서 잡 오퍼를 받아 어디있는지도 몰랐던 나라, 싱가포르에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
싱가포르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또 다른 세계를 발견한다. 화려한, 글로벌 금융도시에서 누릴수 있는 삶을 접하고, 한국에서라면 만나기 어려웠을 사람들과 만나게되고, 더 풍족해진 경제력으로 가고싶었던 유럽, 미국, 아시아 등 다양한 여행지들을 자유롭게 여행하고, 하고싶은 경험들을 하게 된다. "내가 제공할 수 있는 가치가 경제력으로 이어지고, 곧 경제력 = 자유"라는 것을 깨달으며 더욱더 나를 발전시키고,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 사람이 되고싶단 생각으로 영어공부, 자기계발에 집중하게 된다.
30대 초반
: 내가 어디에 에너지를 집중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달라진다는 것을 경험으로 확신하는 시기. 원하는 것이 있다면 거기에 집중해서 이미 그 삶을 살고있다면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지를 생각하며 삶을 디자인해나간다. 싱가포르에서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만난 터닝포인트와 함께 좀더 의식적으로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싱가포르 관광청과 일을 시작하고, 출판사와 계약을 해 가이드북을 작업하고, 상담/코칭에 대한 공부를 하고 내가 한 경험과 배운 교훈들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시작한다.
유럽으로 가려고 했던 계획이 코로나 때문에 변경되면서 명상에서 얻은 답, 캐나다 밴쿠버로 MBA를 하러 오게 된다. 너무나도 뚜렷한 답이었기에 외부적 상황은 어느때보다도 불안정한 시기였지만 강한 믿음으로 과정을 준비한다. 모든 일이 수월하게 진행되었고 내 영혼의 목소리를 따르는 것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길이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경험을 한다.
30 대 중반 현재
: 생각지도 못했던 나라 캐나다, 밴쿠버로 와 산지도 이제 2년. MBA를 하면서 현지 푸드테크 회사에서 마케팅 일을 파트타임으로 하며 바쁘게 지냈다. 얼마전 드디어 MBA과정을 수료하고, 이제 곧 풀타임으로 직장생활을 하게 된다. 그사이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짬짬히 틈을 내 캐나다 국내를 부지런히 여행하면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서로 존중하며 서로를 서포트하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고, 자연이 아름다운 밴쿠버에서 하루하루 감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 아마도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마음이 편안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온 나 자신에게 좀더 칭찬을 해주고, 사랑한다 말해주고, 지금까지 해온것처럼 앞으로 어떤 일이라도 최선을 다해 잘 해내나갈거라는 믿음이 생겼다는 것에 감사하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에 가슴이 설레는지, 어떤 것이 내 에너지를 소비하는지,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싶은지-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대해줘야하는지 어느정도 알게되었다는 것에 가장 감사한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나와 어떤 순간에도- 행복한 순간에도, 힘든 순간에도 평생 함께 할 사람은 나 자신이기에.
그런 나 자신을 조금은 잘 알게 되었다는 것에 감사한다.
무엇보다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은 알게된 것 같다. 이 세상에 나라는 사람은 단 한명밖에 없다. 나는 나인것으로 의미가 있다.
앞으로 40대, 50대, 60대,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더 나의 색깔이 뚜렷한 사람이 되고싶다.
그리고 내가 한 삶의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한발짝 뗄수 있는 작은 용기를 더해주고, 괜찮다고 위로의 토닥임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싶다.
그리고 죽기전에는 '아- 참 열심히 재미있게 잘 살았다.'라는 생각을 하며 눈 감을 수 있도록.
그러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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