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딴 첫 자격증
2020년 8월 16일, 공식적으로 CAPM (Certified Associate in Project Management) 이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딴 첫 자격증입니다. 많이들 알고 계신 PMP (Project Management Professional) 자격증의 주니어 버전입니다. PMP 시험 자격요건 중 하나인 프로젝트 리딩 업무기간 5년을 채우지 못해서 CAPM부터 도전했습니다. 23시간의 PDU (Professional Development Units의 약자로 1PDU가 보통 한 시간을 뜻함) 라고 하지만 끝내는데 100시간은 걸린 것 같은 코스를 1년에 걸쳐 완료하고 마지막 1주일 간 집중적으로 모의고사, 오답노트, 엑셀파일로 정리한 각 단계의 ITTO (Input, Tool/ Technique, Output)를 리뷰했어요. 내용이 어찌나 많은지 책 dimension이 8.2 x 1.4 x 11.8 inches라 두께에 압도되고, 텀을 길게 두고 끊어서 공부하다보니 예전에 배운 것도 늘 새로 배우는 것 같았어요.
지난 1년 간 늘 머릿속을 짓누르고 있던 이 업무가 끝났다는 것 자체가 신나고, 회사 끝나고 자투리 시간에 공부한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특히 엄마로서요. 자격증 시험이 다 그렇듯 내용도 재미없고, 시험 끝나면 금방 잊어버릴 것이 뻔한 내용들도 많아서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나 느낀 적도 수없이 많았어요.
하지만 방향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직무 이동에 대한 강한 열망 때문이었어요. 영주권 받자마자 일을 하고 싶은데 엔지니어도, 디자이너도 될 수 없었던 저는 미국 학위가 없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그나마 제일 익숙한 비서 (Executive Assistant)라는 직종을 골랐어요. 졸업하자마자 결혼하고 미국 와서 한국에서도 일을 해 본적이 없어서 HR, business, product manager, supply chain 같은 직종은 엄두도 못 낼 만큼 몰랐어요. 하지만 5년간 세 개의 회사를 거치며 회사 돌아가는 것을 얕고 넓게 아는 계기가 되었고, 여기서 이제 내 전문 분야를 골라보자 생각하다가 왠지 지금 했던 경험들과 많이 겹치는 project manager에 도전하게 되었어요.
MBA졸업, 아이비리그에서 쏟아져 나오는 인턴들에 비하면 소소한 성취이지만, 자격증 합격을 통해 저의 스킬과 열정을 증명했고 ‘나는 계속 그 길을 포기하지 않고 가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변 동료들에게 심어줄 수 있어서 자신감이 많이 붙었어요. 그리고 사내에서 공식적으로 Operations Project Manager라는 직함을 달았습니다. 저는 이미 회사에서 project management 업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격증 따자마자 수월하게 잡타이틀을 업데이트 할 수 있었어요. 자격증이 직무이동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해당 분야의 기초지식이 있다는 걸 증명하고 공식적인 인정을 받는다는 점에서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필요하신 분들을 위해 제가 시험 본 책과 웹사이트를 공유합니다.
웹사이트: https://www.pmi.org/certifications/types/certified-associate-ca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