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프트 복붙 멈추고,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한 이야기
주간 리포트 작성 30분 -> 3분
뉴스레터 초안 작성 1시간 -> 10분
CRM 데이터 분류 수동 -> 자동
저는 AI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1인 마케터입니다.
CRM 데이터 정리부터 뉴스레터, PR 기사 클리핑, 구글 광고, 행사 기획, 주간 리포트까지. 보통 3~4명이 나눠서 하는 일을 모두 다하고 있습니다. 야근으로 해결할 수 있는 양이 아닙니다. 그래서 AI를 쓰기 시작했는데, 시스템을 구축하여 업무가 훨씬 편해졌어요.
오늘부터 그 이야기를 시리즈로 풀어보려 합니다.
2023년에 챗GPT가 나왔을 때, 저도 일명 황금 프롬프트라 불리는 것들을 모으고 노션에서 AI 서비스 채팅창으로 복사 붙여 넣기를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매번 적절한 프롬프트를 어딘가에서 찾아서 붙여 넣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품질이 들쭉날쭉했습니다. 같은 업무인데 오늘은 좋은 결과가 나오고, 내일은 안 나오고.
그때 깨달았습니다. 프롬프트가 아니라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을요.
프롬프트와 클로드 스킬(Claude Skill)의 차이를 비유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프롬프트는 "오늘 저녁 파스타 만들어줘. 파스타 만들 때 나는 매운 거 못 먹으니까 이런 거 신경 써주고, 매우 구체적으로 가이드해줘야 해. “라는 식으로 매번 상황을 설명하는 겁니다.
스킬은 "우리 집 레시피북"입니다.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 가족 취향이 어떤지, 어떤 조리법을 선호하는지가 다 적혀있어서, "오늘 파스타 추천"이라고만 말하면 됩니다.
특정 업무의 수행 방법을 문서로 정리해서 AI에게 미리 세팅해 놓는 겁니다. 회사 정보, 타겟 고객, 톤 앤 매너, 사용하는 도구, 팀 구조, 이전에 잘 됐던 결과물의 패턴까지 전부 넣어둡니다.
첫째, 맥락을 매번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3월 뉴스레터 써줘"라고만 하면, 우리 회사가 뭘 하는 곳인지, 구독자가 누구인지, 제목을 어떤 공식으로 뽑아야 하는지를 AI가 이미 알고 있습니다.
둘째, 일관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누가 실행하든, 언제 실행하든 같은 포맷과 품질로 결과물이 나옵니다.
셋째, 개선점을 반영하여 쓸수록 더 편해집니다.
한번 만든 스킬에 피드백을 반영하면 다음부터는 그 피드백까지 포함해서 실행합니다. 프롬프트는 휘발되지만, 스킬은 쌓입니다.
처음부터 30개+의 스킬로 된 하나의 시스템을 구축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슬랙 메시지를 찾아서 지난주 활동을 정리하는 게 너무 번거로웠어요. 이걸 스킬로 만들었더니, 여러 채널의 메시지를 자동으로 긁어서 제 업무 카테고리별로 정리해 주는 리포트가 뚝딱 나왔습니다. 30분 이상 걸리던 일이 3분으로 줄었습니다.
그다음은 뉴스레터. 그다음은 PR 클리핑. 그다음은 행사 참여 여부 평가. 제가 자주하지만 번거롭게 느껴지는 일들을 줄줄이 스킬로 만들었습니다. 첫 스킬을 만든 지 두 달쯤 됐을 때 10개가 넘었고, 넉 달이 난 지금은 30개가 넘습니다.
첫째, 주 1회 이상 반복되는 업무만 스킬로 만듭니다.
일회성 업무에 스킬을 만드는 건 당연하지만 지양합니다. 스킬을 만드는 데는 시간이 소요되고 중장기적인 시간을 아끼기 위한 행위이기에, 자주 사용할 스킬만 만듭니다.
둘째, 결과물의 포맷을 먼저 확정합니다.
"뉴스레터 스킬"을 만들기 전에 "뉴스레터가 어떤 구조여야 하는지"를 먼저 정합니다. 제목 공식, 인트로 원칙, CTA 위치까지. 이게 정해져 있어야 AI가 일관된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레퍼런스로 지금까지 발행한 뉴스레터 예시를 주면 클로드가 추천해 줍니다.
셋째, 스킬 간 경계를 명확히 합니다.
"뉴스레터 쓰기"와 "이메일 자동화 설계"는 다른 스킬입니다. "행사 참여 판단"과 "행사 기획"도 다른 스킬입니다. 하나의 스킬이 너무 많은 걸 커버하면 결과가 애매해집니다. 이 부분도 클로드한테 물어보면 됩니다. 통합할지 분리할지 여부를요.
현재 제가 사용 중인 스킬을 영역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일일/주간 운영 — 매일 아침 활동을 정리하는 '일일 리포트', 주간 활동 전체를 정리하는 '주간 리포트', 비즈니스 임팩트 기준 Top 5 업무를 뽑는 '하이라이트 리포트'. 이 세 개 덕분에 수동으로 정리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2/ 콘텐츠 생산 — 소재 찾기부터 초안까지 연결됩니다. 뉴스레터 작성, 블로그 초안 검토, 주제 기획, PR 모니터링, 기사 분석, 주간 트렌드 브리핑. "오늘 뭘 써야 하지?"라는 고민이 "이번 주 트렌드 브리핑 해줘" 한 줄로 바뀌었습니다.
3/ CRM/데이터 — 3,000건 데이터 정리도 수작업이 필요 없어졌습니다. CRM 데이터 정리, 고객 분류 가이드, 고객 유형 자동 분류. 수천 건의 미분류 데이터를 일일이 검색하지 않고 자동으로 채우는 스킬들입니다. 예전에는 주말에 카페에서 1시간씩 꾸준히 해야 하는 업무였습니다. 허브스팟 워크플로우를 잘 쓴다고 해도 사람의 손이 많이 가는 업무였죠.
캠페인/리드젠 — 이메일 한 통에 30분 쓰던 게 5분이 됐습니다. 콜드 이메일, 이메일 시퀀스, 광고 카피 생성과 평가, 행사 기획, 행사 참여 판단. 리드를 만들고 키우는 전 과정을 커버합니다.
전략/의사결정 — "이거 지금 해야 해?"를 AI한테 물어봅니다. 우선순위 판단, 퍼포먼스 리뷰, 마케팅 전략 자문 등. 새 업무가 들어왔을 때 "지금 내 우선순위와 비교해서 이걸 해야 하는지" 판단을 돕는 스킬입니다. 혼자 일하면 의사결정을 상의할 상대를 찾기가 어려운데, 클로드와 상의한 후 우선순위대로 업무를 처리합니다.
팀 커뮤니케이션 — 원하는 포맷으로 빠르게 공유할 수 있습니다. 공유, 요청, 안내, 공지 등 목적별 태그가 붙은 일관된 포맷으로 팀 메시지를 생성합니다. "이 내용 팀에 공유해줘"라고 하면 바로 정리된 메시지가 나옵니다. 여러 팀과 일해야 하고 많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입장이다 보니 팀에 공유할 건이 많은데, 이제는 일만 하면 공유는 클로드가 해줍니다.
이 스킬들이 따로 노는 게 아니라 서로 연결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간 트렌드 브리핑 스킬은 내부적으로 PR 모니터링 → 기사 분석 → 콘텐츠 주제 기획을 순서대로 실행합니다. 한 번 호출하면 세 단계가 연달아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이 시리즈를 "이런 것도 가능하구나"하는 업무 관련 AI 활용 가이드로 삼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편부터는 실제로 어떻게 스킬을 만들었는지를 하나씩 풀어볼 계획입니다. 스킬 하나하나의 구조, 시행착오, 그리고 실제 결과물까지 다뤄보겠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30개 스킬을 만들었다고 해서 제가 열 명 몫을 하게 된 건 아닙니다.
다만 확실히 달라진 건 반복되는 일은 시스템이 해주니까, 저는 판단과 관계와 전략에 시간을 씁니다. 일하는 방식 자체가 바뀐 겁니다.
솔로 마케터이든, 소규모 팀이든,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이라면 이 시리즈가 힌트가 되길 바랍니다.
다음 편에서는 "하루 30분을 3분으로 줄인 주간 리포트 스킬"을 공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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