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회사? 가족 같은 회사?
새로운 회사에 입사하고 어느덧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그동안 설계일을 하면서 체계가 많이 잡혀 있지 않더라도 조금씩은 있는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가족 회사에 입사를 해보니 왜 사람들이 가족 회사는 거르라고 했는지 알게 되었다.
아버지 : 사장님, 어머니 : 재경팀 팀장, 아들 : 영업부 인 회사이다. 여기 회사는 일단 체계는 전무하고 상주하는 생산인원도 1명이어서 프로젝트가 시작이 되면 설계를 완료하고 발주를 내고... 그리고 모든 팀원이 가서 조립을 하고 중간에 프로젝트 발주가 오면 또 설계도 하고 조립도 하고... 업체 미팅 후 복귀하면 퇴근 시간보다 늦어지는 터라 미팅 후 퇴근하겠다고 하였다. 재경팀 팀장님이 " 정 팀장님 그런데 정 팀장님 일 많지 않아요? 일정에는 지장이 없죠? " 음... 이제는 재경팀에서도 설계 쪽 일하는 것에 일정을 챙기는구나... 필자는 수원에서 부천으로 출퇴근을 한다. 그런데 공장은 파주에 있다. 조립을 하고 퇴근하는 날은 피로감에 중간중간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계속 쉬었다가 간다. 아침에도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출근을 한다. 솔직히 입사할 때도 이사할 때까지 3달만 칼퇴근하겠다고 전달 후에 입사를 했다... 그런데 한 달 정도 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왜 이게 익숙해지지 않는 것인지 궁금하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어느덧 한 달이 왔다. 이번에 다른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데 전기 외함의 프레임이 바뀌게 되었다. 기존과는 다름 프레임으로 제작을 해야 하는데 그냥 프레임만 바꿔서 하면 된다고 일주일이면 될 거라고 말씀을 하셔서 진행을 했으나, 역시나... 기구설계 10년은 그저 지나간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기구설계를 해왔다고 하나하나 검토를 하기 시작한다. 당장에 핸들부터 닫히지가 않는다. 측면 그리고 후면 커버도 맞질 않는다. 총체적 난국이다. 그래서 보고를 드렸다. 시간이 좀 더 지체될 거 같다고... 그러고 그날 저녁... 영업인 아들이 납기일이 급하여 혼자서 상주해 있는 현장 직원과 하여 1 set를 조립을 하겠다는 거다. 그렇게 업무 카톡방에 올라오길 5분 후 사장님께서 혼자 할 수 있겠냐는 말씀과 함께 설계 쪽 두 명 일이 크게 없을 건데 같이 가야 하는 것이 아닌지 그리고 영업이 조립을 하면 영업을 언제 하냐고... 아니 우리는 지금 설계해야 할 것이 몇 가지가 있는데 그럼 우린 언제 설계를 하란 말인가. 사장님 글에 숫자가 하나둘씩 줄어 간다.
부하 직원이 카톡을 나에게 한다.
" 팀장님 저 그만두고 싶어요..."
아... 안된다. 그러면 나 혼자 해야 되지 않는가... 그럼 매일 같이 야근을 하는 것도 모자라 날밤을 새워야 하는 날도 많아질 것이다.
" 일단 내가 말 좀 해볼게... "
그렇게 사장님께 전화를 했다.
" 사장님 저희 설계 팀도 사장님 직원입니다. 영업이 조립할 동안 영업을 못하는 만큼 우리 설계 팀도 조립할 동안 설계를 할 수가 없습니다. "
사장님께서는
" 정 팀장, 그래도 설계는 영업에 비해할 일이 없는 편 아닌가? 영업은 돈을 벌어 오는 곳이고 설계는 그걸 그냥 해주면 되는 거야 "
" 아... 네.... "
그렇게 나는 직원에게
" 그냥 다른데 알아봐... 혹시라도 내가 아는 엄체에서 사람을 뽑는 거 같은데 거기라도 소개해 줄까? "
설계는 할 일이 없는 부서 인가? 언젠가 이런 식의 사장 밑에서 일하다가 한 달 만에 그만 둔적이 있는데 난 이제 한 달간 적응을 했다고 생각을 했지만 다시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며칠 전 '퇴사 유랑단' 작가 님께서 좋은 글을 하나 올려 주셨다. "내가 어떤 직무를 좋아하는지 모를 때 "라는 글이었는데 내가 기계공학과를 나와서 설계일을 하고 있는데 내가 정말로 이 일이 하고 싶어서 하는 건가? 지금 글을 쓰는 지금도 이렇게 일을 하고 있는데 왜 나는 이일을 하고 있지? 고민을 해보았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3년이 흘렀다. 그러다가 보니 조금의 경력이 쌓여서 이 일을 좀 수월하게 하다 보니 5년이 되었다. 그렇게 다른 곳에 이력서를 넣었는데 연봉이 뛰었다. 그렇게 두면을 하다 보니 지금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설계를 하고 있다. 좀 곰곰이 생각을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