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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llement chouette Oct 16. 2023

프롤로그 : 작은 디테일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아서

명품 업계 전문가로 프랑스 파리에 취직해 일하게 된 사연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매혹되는 명품, 럭셔리 업계에 대한 인사이트를 길러주는 동시에 프랑스 – 홍콩, 다시 말해 유럽과 아시아를 베이스로 커리어를 쌓았던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열정과 도전을 통한 꿈과 성장의 메시지를 전해주기 위해 쓰였다.


서울 강북의 중산층 가정 출신으로 누구 하나 명품이 무엇이며 어떤 비즈니스 구조를 가지고 있는 산업인지, 주변에 럭셔리 업계에 몸담고 있으며 앞으로의 커리어에 대해 조언해 줄 사람도 없었고, 해외 유학은 꿈도 꿀 수 없었던 상황에서 오로지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설계한 커리어 경험들은 이제 와서 돌아보니,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젊은 날의 패기 넘치던 자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여정이었다.


이 글은 전통적인 자서전적으로 쓰인 에세이가 아니라 특별하고 좁은 문턱을 가진 럭셔리 업계로 기어코 들어가고자 했던, 그리고 10여 년간 몸담아 전 세계를 무대로 일하며 겪은 흥미롭고 놀라운 여정에 대한 간접경험을 제공하고 나누고자 쓰였다 할 수 있겠다.


대담한 결심: 서울에서 파리까지


첫 발걸음은 바로 고등학교 내내 꿈꿔왔던 유럽 배낭여행을 실행에 옮기면서 내딛게 되었다. 2007년 여름, 대한민국 인천국제공항에는 4명의 여학생들이 35일간의 유럽여행을 떠나기 위해 모였다. 심지어 다영과 수진의 부모님들께서는 공항으로 배웅도 나오셨다. 우리는 영국을 거쳐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의 주요 도시들을 여행할 계획으로 너무나 들떠 있었고, 처음으로 가 볼 관광명소들과 박물관, 레스토랑, 바들이 즐비한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도시 풍경을 상상하며 행복했다. 우리가 이 여행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는 사실에 뿌듯했고, 우리의 힘으로 예산과 여행 루트를 짜면서 많은 것을 이미 배웠음에 감사했다.


첫 방문 국가였던 영국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구경하고 쇼핑하고, 계획한 대로 영국 여행을 마치고 유로스타를 타고 파리로 향했다. 우리가 머물 호텔은 몽마르트르 (Montmartre) 근처 18구에 있었다. 물 한 방울 안 보이지만 바다를 건너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며, 파리에 도착하면 지하철을 타고 15분이면 숙소에 갈 수 있다고 좋아하며 웃던 우리는, 파리 북역 (Gare Du Nord)에 내리자마자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했다.

한 달 넘는 여정에 대한 기대와 우려로 꽉꽉 채워친 우리의 특대 XL 사이즈 캐리어는 엘리베이터도, 에스컬레이터도 없는 파리 지하철 계단 앞에서 덩그러니 버티고 서서 우리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온갖 힘을 다해 날라보자 하고 낑낑대고 나보다 더 커 보이는 몸집의 캐리어를 들고 한 두 계단을 올랐을까, 어떤 친절한 여자분이 (!) 자기가 도와주겠다며 번쩍 내 가방을 들더니 금세 계단 위 출구로 옮겨놓았다. 너무너무 고맙다고 인사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정말 아름다운 건물들로 둘러 쌓인 도시, 파리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때였다.


‘우리는 파리에서 일주일을 보내기로 계획했는데, 아무래도 모자랄 것 같다… 이 도시 너무 예쁘고 사람들도 너무 친절해!’라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꿈만 같던 35일의 여행이 끝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 수진은 결심했다. 이 모든 여행을 통틀어 제일 좋았던 도시, 프랑스 파리로 다시 돌아 가리라고. 그리고 다시 갈 때는 단순히 여행이 아니라 살아보러, 더 길게 갈 것이라고.


그 많은 도시들 중에서 왜 파리가 제일 좋았냐는 질문은 다음 이야기에서 더 자세하게 다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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