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대표 아이콘, 실크스카프에 담긴 장인정신, 그리고 지속 가능성
에르메스 스카프는 럭셔리 패션의 상징이자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1837년 설립된 에르메스는 처음엔 말의 안장 및 가죽제품 브랜드로 시작해 100년 후인 1937년 첫 번째 스카프를 선보이며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했죠. 요즘 Dior이나 Celine, 심지어 주얼리 브랜드인 Cartier 에서도 실크 스카프가 판매되고 있는데요, 에르메스 스카프가 주는 다양하면서도 조화로운 색감과 디자인 모티프는 역시 타 브랜드들이 근접할 수 없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제 첫 직장이었던 에르메스, 입사한지 3개월 만에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직원세일에 초대 받았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갔던 패밀리세일 이벤트에는 커다란 실크코너가 있었고, 그 코너엔 Carée 90 / Carée 45 / Châle 140 등 다양한 사이즈의 스카프들이 쌓여있었습니다. 말도 안되는 가격이었지만 쿼타 (quota) 가 있어서 45 사이즈 두개, 90 사이즈 세개, 캐시미어 숄 140 한 개 이렇게 꾹꾹 눌러담아 장만한 아이들이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제 옷장에서 아주 잘 지내고 있답니다.
에르메스 스카프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최초의 스카프는 중국에서 수입된 실크로 제작되었습니다. 1937년 에르메스의 첫 번째 스카프 디자인은 당시 CEO였던 로버트 뒤마(Robert Dumas)의 목판화를 바탕으로 했죠. 중국산 실크는 품질이 뛰어나 당시 시중에 유통되던 스카프보다 두 배나 튼튼했고, 이는 에르메스 스카프가 빠르게 상징적인 성공을 거두는 데 일조했습니다.
초기 작품들은 왕실과 셀러브리티들 사이에서 필수 액세서리로 떠올랐습니다. 하나의 에르메스 스카프를 완성하기까지는 무려 18개월이라는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는 프랑스 리옹(Lyon) 에 위치한 공방에서 색채 전문가, 조각가, 프린터, 마감 장인들의 숙련된 손길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에르메스만의 독특한 색채 접근 방식은 아카이브에 보관된 7만 5천 가지 이상의 색상에서도 엿볼 수 있죠. 실크 스크린 프린팅과 같은 전통 기법들은 에르메스 스카프의 품질을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에르메스는 각각의 스카프를 예술가들이 직접 핸드 디자인합니다. 초기에는 주로 말 모티프를 중심으로 디자인되었지만, 현재는 트렌디한 스타일로 변화하고 있죠. 스카프는 너무나 아름답게 디자인되어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두기도 합니다. 디자인이 완성되면 프랑스의 공장으로 보내져 개별적으로 실크 스크린 프린팅됩니다.
각 스카프에는 약 27가지의 독특한 색상이 사용됩니다. 수작업 실크 스크린 프린팅 과정으로 인해 완성하는 데 최대 6개월이 소요되죠. 프린팅을 위한 스크린을 조각하는 데에만 약 750시간이 걸리는데, 이는 색상당 하나의 스크린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에르메스 스카프 한 장은 250마리의 누에고치에서 얻은 실크로 만들어집니다. 가장자리는 수작업으로 롤링되고 스티치됩니다. 이는 스카프의 진품 여부를 확인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죠. 저작권 프린트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에르메스 스카프에는 주로 세 가지 크기가 있습니다. 70 x 70 cm, 90 x 90 cm, 45 x 45 cm 까지. 그리고 가장 큰 캐시미어 숄은 120 x 120 cm로 제작됩니다. 항상 완벽한 정사각형 형태를 유지하죠. 트윌리(Twilly)는 핸드백에 매는 작은 스카프로, 실제 크기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지만 일반 스카프를 특별하게 재단하여 만들기 때문에 가격이 정당화된다고 설명합니다.
오늘날 에르메스 실크 원료 생산은 브라질 남부에 위치한 자체 누에 농장에서 시작됩니다. 수확된 실크는 프랑스로 운송되어 에르메스만을 위한 독점 제직 과정을 거치게 되죠. 에르메스는 전문 공방들을 인수하며 전통 장인 정신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에르메스 스카프 디자인은 시대를 초월한 하우스의 헤리티지와 코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풍부한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상상력과 스토리텔링은 에르메스 크리에이션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죠.
에르메스는 실크 생산에 있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며, 재생 가능하고 생분해 가능한 자원을 활용합니다. 물 사용량 절감, 화학 물질 관리 등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브라질 대서양 숲 지역의 생물 다양성 보호를 위해서도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에르메스는 업계에서 정말 에르메스만 할 수 있다고 두루두루 칭찬을 받았던 프로젝트인 에르메스매틱(Hermèsmatic) 팝업 스토어나 두바이 DIFC에서 열린 실크 믹스(Silk Mix) 팝업 전시 등 혁신적인 리테일 경험을 선사하며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에 있어 전통과 현대를 융합하고 있습니다.
중국산 실크 원료에서 시작한 에르메스 스카프는 프랑스적인 디자인과 실크 스크린 기법의 활용을 거쳐 현재 브라질산 실크를 사용하며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에르메스 스카프의 매력은 시대를 초월한 우아함에 있습니다. 럭셔리 패션에서 장인정신, 헤리티지, 지속가능성을 보존하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에르메스는 브랜드의 풍부한 유산을 기리는 동시에 대표아이콘인 실크 패션 아이템의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