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여덟의 성장통....

by 김작가

2025년 한해가 저물어 가고있다.

어제와 크게 다를것이 없는 오늘임에도,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될때, 새로운 달이 시작될때, 새해를 맞이 하는 우리의 마음은 크게 다른것 같다.


올해는 나에게 과분하게 넉넉한 시간이 주어진 한 해였다.

육아휴직으로 정말 큰 쉼표가 주어졌고

스스로 그 시간을 잘 보냈는지에 대한 물음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느라

참으로 마음이 소란스러운 요즘이다.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둘째가 나의 휴직의 가장 큰 핑계였는데

그 아이의 육아가 요즘 너무 힘들다.

육아휴직을 했는데, 육아를 제일 못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아이는 11월초부터 등교하기를 거부하기 시작했고

매일 아침 등교전쟁을 치뤄냈다.

하루이틀, 길게는 한 두주 잘 다니다가 또다시 반복되는 등교거부.

결석을 하려한게 아닌데, 아이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다 들어주다가 학교가 끝난 날도 있고

아직은 힘이 좀 더 센 내가 무력으로 아이를 학교에 말그대로 갖다 놓은 날도 있었다.


너도 힘들고 나도 힘드니 뭔가 대책이 필요하겠다 싶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으로 심리상담센터를 찾아갔다.

아이는 상담센터의 선생님도 거부하여,

센터를 옮겨보고 선생님에게 마음을 열고 둘이 이야기 하는데에만 몇 차례의 상담이 필요했다.

아이가 선생님과 둘이 들어가기를 거부하여 찾아온 엄마의 상담기회...

어쩌다 보니 선생님과 50분의 상담을 하게되었다.


안그래도 어떻게 1년이 지나갔나 싶은 허무함과

내 아이를 컨트롤하지 못해 이 사태에 이른 내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있던터라

선생님과의 대화 속에 눈물이 여러차례 차올랐다.


상담 선생님의 "감정을 억누르고 많이 참으시는게 익숙하세요?" 라는 질문에 꾹꾹 참았던 눈물이 터져버렸다.

늘 그래왔던것 같다.

괜찮은 척, 의연한 척, 쿨한 척....

왜그랬을까?


"왜그랬을까요?" 라는 질문에는 "그냥 그런것 같아요." 라는 무용한 답변뿐이었다.

나는 내 스스로에게도 괜찮은 척 하며 살아온 날들이 너무 많다.

이런저런 질문을 받다보니 내 자신이 참 나에게 무관심하고 모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이해하려고 시작한 상담이 나에 대한 물음표로 다가왔다.


나는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성장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며 밥값을 하면 다 큰걸로만 생각했던것 같다.

결혼도 하고 부모가 되었으니 어른이 되어 완성형이 된줄로만 알았던 걸까

그런 내가 이리 부족하니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한 두개가 아닌거다.


마흔정도 되면 모든게 안정적이고,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되는 줄 알았다.

'불혹'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때 그때는 참 까마득한 나이였던 40살 정도 되면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단단한 어른이 되는구나 생각해왔고

어느새 그 나이가 되었는데, 그렇지 못한 나에게 질책하고 있던것 같다.


나는 성장하고 있다.

성장하는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는걸 받아들이고

나를 보살펴주려 한다.

혼자 어른인척 세상에 통달한척 하느라 애쓰는것을 그만두고

(나빼고 세상이 내가 그렇지 않다는걸 다 알고 있는데 나만 착각을 하고 있었으니...)

눈물도 흘리고 투정도 부려가며 울기도 해야겠다.


올 한해 많이 크느라, 성장통도 세게 온 나를 좀 토닥여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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