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진짜 마지막 이번엔 진짜라구요
진짜 진짜 마지막.
이번이 찐막
이제 시작합니다.
드디어 진짜 출발시간.
“진짜 가긴 가는구나. 안 갈 줄 알았는데..”
앞서 말했든 난 정말 감이 없었다.
해외여행은 꽤 다녀봤지만, 몇 달을 한 나라에 살러가는 건 처음이기 때문에
정말 1도 감이 없었다.
가면 금방 또 여행갔다온 것처럼 돌아와야할 것만 같았다.
그런 얼떨떨한 마음으로 김해공항으로 출발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위탁수하물 무게를 재어 보는데,
다행히 딱 정확한 20kg..
안도감이라고 해야할까.
허무함이라고 해야할까.
일단 짐 들어준 동생 고생했으니 커피라도 사줘야할 거 같아서
커피 한잔 때렸다.
“뭐 이제 별 일 없을거야. 갔다올게~”
그렇다.
이런 말은 보통 하는게 아니다.
문제는 김포공항 도착하자마자 터졌으니
막상 혼자 20kg 짜리 캐리어 1개 8kg 짜리 캐리어 1개를 들고다니려고 하니
팔이 빠질거 같았다.
더구나 8kg짜리 20인치 캐리어는 바퀴도 말썽이었다.
“에이씨 캐리어 작은 거도 하나 살 걸..”
돈 아깝다고 대형 28인치 캐리어 하나만 산 게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이놈의 20인치 캐리어는 바퀴가 정말 발이 달렸나
지 멋대로 이리갔다 저리갔다 생난리를 피웠다.
“하 일단 지금 바꿀 수 없는 건 생각을 말자. 밥부터 먹자.”
아침부터 초긴장 상태로 있어서 배가 안고파서 거의 하루종일 굶었는데
저녁 7시 넘으니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결국 무거운거 1개, 지맘대로인 거 1개를 들고 공항을 배회하다
눈에 띈 국밥집에 가서 한 그릇 말았다.
“그래 두 달동안 국밥 구경은 못할테니까.. ”
(예상은 적중했다. 몰타에 한식집은 있어도 국밥집은 없다.)
밥을 그렇게 후딱 먹고 낑낑대면서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 근처 미리 예약 해놓은 숙소가 있는 역에 도착했으나,
도착한 나를 맞아주는 건
엉망진창 보도블럭이었다...
숙소까지 10분 정도 캐리어를 끌고 걸어가는 동안 진짜 수 십번 생각했다.
“이걸 버려 말어?”
10분의 시간이 영겁과도 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겨우겨우 체크인을 하고, 씻고나니 팔이 이상했다.
내 팔이 내 팔이 아닌거 같은 느낌?
뭘 집으면 손이 덜덜 떨리는 느낌?
김포에서 내려 인천 숙소까지 1시간 반 남짓하게 무겁고
바퀴도 지멋대로인 캐리어 2개를 들고 돌아다녔으니 그럴 법도 했다.
일단 모르겠고, 나는 자야겠다 싶어서 바로 꿈나라로 떠났다.
그 다음날
상큼한 마음으로 짐을 붙이러 체크인 카운터에 도착했는데..ㅎㅎ
친절한 지상직 승무원분께서 표정이 좋지 않다.
“환승 연결 비행기 체크인이 되지 않아요.
아마 지금 시간이 너무 일러서 안되는 거 같습니다.
프랑스 도착하셔서 짐을 다 찾으시고, 다시 샤를드골 공항에서 체크인을 하셔야 합니다.”
....?
나의 프랑스 파리에서 환승시간은 대략 17시간 남짓.
지상직 승무원님 말씀은 환승시간이 너무 길어서
몰타행 비행기를 담당하는 에어몰타 체크인 시스템이 아직 안 열려서
방법은 프랑스에서 짐을 다 찾고 다시 체크인 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고생을 파리에서 또하라고?”
하늘에서 나에게 무슨 재난을 내리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어쩔 수 없다. 방법이 없다.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할..할께요...”
힘없는 목소리로 위탁수하물을 보내고,
어떻게 비행기를 탔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정신을 차려보니 비행기 안이었다.
그렇게 프랑스로 출발하고,
다시 짐을 다 찾고..ㅎ
그 무거운 짐을 낑낑 대면서
파리 샤를드골 공항을 엄청나게 배회하며 예약한 숙소를 찾았다.
숙소에 가려면 공항 내 공짜 철도를 이용해서 가면 된다고 하는데,
비행기에서 내려 짐을 찾고 그 공짜 철도를 찾으려고 하니
도저히 보이지가 않는 것이다.
진짜 그 두 캐리어를 들고 또 공항을 1시간 헤매고,
여기저기 물어보고 해서 겨우 철도를 찾았고,
숙소까지 힘겹게 기어갈 수 있었다
.
다음날 또 두 캐리어를 낑낑대며 다시 공항으로 향했고,
다행히 거기서는 체크인이 잘 되었으며,
파리에서 2시간 정도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
몰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정말 한편의 대서사시 같은 출국기가 여기서 끝이 났지만,
나의 본격적인 몰타 생활은 이제 시작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두 달의 시작이 이렇게 힘들었으니,
액땜을 한거라고 생각해도 되겠지?
그렇게 긍정하면서 몰타 생활을 시작하였으나....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