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회 브런치북 대상작, 우리 세계의 모든 말(카멜북스)
안녕하세요. 김이슬입니다.
기쁜 마음으로 제 8회 브런치북 대상작, <우리 세계의 모든 말> 출간 소식을 전합니다.
우리 세계를 여기까지 잘 이끌어 주신 카멜북스 식구들과 기다려주신 독자님들, 다정한 추천사를 써 주신 양안다 시인과 김여진 작가, 마지막으로 우세모의 공동저자이자 나의 용기, 다정이에게 깊은 감사 인사 드립니다 ♡
【추천의 말, 양안다 시인】
(…) 생각해 보면 나는 슬플 때마다 시를 썼던 것 같다. 친구들에게 그 슬픔을 털어놓지 않았고 혼자 위로하려 했다. 많은 시를 쓰고도 나의 슬픔이 녹지 않았던 건 타인이 아닌 나 자신과 포옹하려 해서 그런 건 아닐까. 그런 생각 속에서 김이슬과 하현이 주고받은 편지들을 읽었다. 두 사람이 포옹하는 장면을 떠올리면서.
단단히 얼어 있는 슬픔을 녹이기 위해 자신의 체온을 나눠 주는 장면. 고통을 함께 공유하면 얼음은 서로의 품속에서 조용히 녹는다. 혼자 고통을 끌어안을 때보다 빠른 속도로, 그리고 덜 고통스럽게 녹는다. 포옹은 둘이서 할 때가 제일 좋으니까. 한 친구가 내게 소리치고 떠난 거리에서 홀로 서 있을 때 나의 슬픔이 녹지 않았던 건. 우울감 속에서 헤어 나올 수 없을 때 시를 썼지만 나의 슬픔이 녹지 않았던 건. 슬프지 않다고 스스로를 납득시킬 때에도 나의 슬픔이 녹지 않았던 건. 나는 다시 두 사람의 편지를 바라보았다.
만약 당신의 슬픔이 녹지 않는다면 그건 김이슬과 하현의 포옹에 합류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 편지들을 소리 내어 읽는다면 더 좋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기꺼이 두 팔을 열어 줄 것이다.
【추천의 말, 김여진 작가】
(…) 둘만 사는 세계는 보호구역의 모습일 것만 같다. 수풀이 무성하고, 맑은 호수가 있다. 둘은 야생동물들처럼 생채기가 있다. 보호구역을 침범한 다른 종들로부터 공격을 받아 다쳤을 것이다. 그 다른 종들의 침입 방식은 아주 가관인데, 하현과 이슬은 그것들이 어떤 식으로 어떻게 보호구역을 망가트렸는지 알고 있었고, 몰랐다면 알아냈고, 아직 알아내지 못했다면 알아내려고 하고 있다. 당장 맞서 싸우지는 못하더라도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서로에게 자신들이 관찰한 바를 공유한다. 위협으로부터 지켜 준 책 속 글귀들을 잊지 않고서. 울고 있다. 울음을 멈추려고 하고 있다. 다 울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 세계의 언어로, 말하고 있다. 우리, 이렇게, 생생하게, 느끼고 있어요.
『우리 세계의 모든 말』에 실린 서른 통의 편지는 어쩌면 하현과 이슬이 서로에게 전하는 감각 일지. 이제 다른 차원에 사는 우리도 저들끼리만 읽었던 소름 끼치게 좋은 글들을 돌려 볼 수 있다. 아껴 볼 수 있다. 자다가도 생각나서 책장으로 가 맘껏 다시 꺼내 볼 수 있다. 나만 알고 싶어 할 수 있다. 나만 알고 싶은 카페를 정말 나만 알고 있다가는 그 카페가 망한다는 것쯤 아는 어른이 되어서, 이런 추천사를 다 쓰게 됐지만. 그래, 이렇게 추천도 할 수 있다.
세계를 연결하는 통로가 언제 열리나 기다리던 중, 문이 하나 생겨 버렸단다. 노크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좋아하는 작가의, 좋아하는 책의, 좋아하는 문장을 손에 꼭 쥔 채 서로에게 띄우는 서른 통의 편지」
두 작가의 첫 만남은 한쪽이 보낸 장문의 메시지, 그러니까 편지 덕분이었다. 처음 마주한 자리에서 서로 아주 다른 사람인 것을 직감했으나 “어찌어찌” 친구가 되었는데, 아마도 그들이 아무렇지 않게 주고받았을 말과 글과 이야기가 오로지 둘만의 세계를 만들어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정하게 선을 긋는 사람과 무심하게 선을 넘는 사람, 주로 산문을 읽는 사람과 주로 시를 읽는 사람, 웃기지 않아도 잘 웃는 사람과 웃기 싫을 때는 웃지 않는 사람.
이렇게나 다른 두 사람이 각자의 언어로 쓴 편지들이 둘만 보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너무나 아름다워서, 마침내 책으로 묶여 세상에 나왔다.
▼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축축하고 빛나는 우리의 세계에 많이 들러 주세요.
각자의 세계로 유한해서 빛나는 응원을 보내며
이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