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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딱선이 May 07. 2024

에코백에 관한 고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화요일.

가족들은 모두 일터로, 학교로.

혼자 남아 고요히 집안 정리를 한다.


정리를 하다 보면

내구성 좋은 물건들이 참 많이 보인다.

그중에는 에코백이 있는데_


속초 살았을 때 송이엄마가 챙겨 주신 에코백.

(지금은 다른 곳으로 이사 가서 많이 아쉽지만

솔직한 마음을 편안히 나눌 수 있는 참 좋은 분이었다.)

잠깐이지만 송이엄마와 함께 미싱을 배우기도 했다.

당시엔 미싱으로 무언가를 만들거나 연습할 때

톡톡한 에코백 천을 잘 활용해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때의 생각과 달리

에코백은 비닐도 벗지 않은 채 고스란히

우리 집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


에코백처럼 내구성이 좋은 물건이

여러 개 보이면 요.즘.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당근?

물론 당근마켓 나눔도 떠오른다.

그보다 한 발자국 앞서 떠오르는 생각이 있으니_


아마 내 나이 30대의 맨 끝자락,

이제 막 40대에 진입하는 시기라

떠오르는 생각인지도 모른다.


2022년 기준,

평균 기대수명이 82.7세라고 한다.


계산하기 편하게

나의 기대수명을 80세로 가정한다면

이제 나에게는 40년의 시간이 남았다.


과연 남은 40년의 시간 동안

내가 쟁여둔 내구성 좋은 저 물건들을

다 쓰고 죽을 수 있을까?!


아니_

결코 다 쓰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앞으로 (특히 내구성 좋은) 물건 하나 더 가지겠다고

욕심부릴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의 생각을 망각하고

물건 앞에서 나는 또 욕심을 부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류의 생각은

그것에 관해 단 한 번이라도 생각을 해 본 경험과

아예 생각해보지 않은 것에 큰 차이가 있다고 본다.


잊으면 떠올리고

잊으면 또 떠올리며

앞으로 약 40년 동안 쓸 수 있을 만큼만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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