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붕 뜨게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에 매여있지 않고, 뭐든 이상화시키고 감상적으로 바라본다는 느낌
그래서 이 영화가 좋았다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모두에게 친절하자는 낭만 어린 문장으로 얼렁뚱땅 마무리해버린 이 영화의 결론이.
Nothing matters라는 허무주의의 결말에 부딪혔을 때
무너질 규범과 원리 원칙에 대한 생각은 차치한 채,
사랑으로 인생을 살아가자는 이 영화의 결론이.
친절하게 살아가기만 하면 된다.
내가 가진 이 세상의 유일한 원칙이었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해준 것 같아 위로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다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가치판단이 무너지고
절대적인 선과 악의 개념이 불분명해지는 궁핍한 이 현재에
나는 무엇을 옳고 그르다고 말해야 하는가
나의 세계관을 구축해낼 수 있을까
난 너무 줏대가 없고 불분명한 가치만 찾아 헤매는 낭만주의자다
구체적인 현실을 발 딛고 살아가는 내가 될 수 있을까
이렇게 살아가는 방식이 맞는지 나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