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스뜨로해리스~비얄까사르데시르가_38.4km
Castrojeriz~villalcazar de Sirga
까미노길이 이동거리와 실제 걸은 거리에는 항상 갭이 있다. 도시를 빠져나오는 데나, 길을 잘못 들어 다시 돌아가는 데나, 하다못해 마트나 식당을 다녀오는 데에 소요되는 거리가 그것인데 보통 1할은 더해야 맞는 것 같다. 어제도 이동거리는 39.9km지만 건강앱에서는 43.5km 약 59,000보를 걸은 걸로 확인된다.
그러니 은근 걱정이었다. 아침에 탈난 곳이 생기지는 않을지...종아리가 무척 땡기길래 마지막 4장남은 휴*시간 중에서 두장을 양쪽 종아리에 아껴 붙이고 잤었다.
4시 기상 알람소리에 눈을 뜨니 다행이 컨디션은 멀쩡하다.
어제 40킬로를 걸어서 일정이 다소 변경되었다. 부르고스에서 대도시 레온까지 약 180킬로를 6일 소요로 계획을 짰었는데 어제 40을 걷고나니 남은거리 140이라, 4일동안 평균 35로 걸으면 5일만에 도착할 수 있게 된거다.
하루를 벌면 까미노 이후의 일정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겠다.
그리하여 오늘도 약 34km를 걷기로 하고 신쌤과 5시도 되기 전에 길을 나선다.
새벽에 보는 거리는 어제 도착했을때와는 딴판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첫번째 마을까지 거의 10킬로를 깜깜하게 걷는 길이다. 며칠전에 묵은 알베르게 주인이 요즘이 별똥별이 무수히 떨어지는 시기라고 했는데 매일 그 새벽에 걸어도 별똥별은 눈에 띄지 않는다. 꼭 빌어야 하는 소원이 있는데 말이다.
그래도 하늘의 무수한 별이 너무나 이쁘다.
곧 있으면 해님한테 하늘을 뺏기고 사그러지겠지만 아직은 떨망똘망한 눈으로 내려다봐주어서 든든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까스뜨로헤리스를 벗어나는 큰 언덕, 모스뗄라레스 언덕이 길게 이어져서 새벽부터 숨이 가쁘다. 꽤 긴 오르막을 숨가쁘게 오르니 또 가파른 내리막이다. 그렇게 큰 언덕을 하나 넘고 작은 언덕을 또 하나 넘으면서 첫번째 마을에 가까워질 무렵 등뒤로 동이 터오른다.
자꾸 궁금해서 뒤돌아보게 만드는 그 여명이 얼마나 신비로운지, 오늘 특히 더 그렇다.
첫번째 도시는 아직 깨어나기 전인 듯 조용하기만 하다. 당연히 문을 연 가게도 없어서 어제 슈퍼에서 사둔 복숭아 한알을 먹으면서 쉬어가기만 한다.
여명이 튼 이후의 황금빛 들녁을 감상하며 다시 까미노에 오른다. 양옆으로 펼쳐진 들녁에 어젯밤 화성인이 다녀가면서 네모난 응가를 해놓은듯한 건초더미들조차 신비롭게 보인다. 간혹가다 왕따나무가 있고 간혹가다 해바라기밭도 있다.
역시나 조용하고 허름하기까지 한 두번째 마을 이후로는 수로를 따라 걷는 길이다. 들녁에 풍요를 더해줄 수로는 큰 버드나무들의 젖줄이기도 한 모양이다.
그렇게 지루하지 않은 길 끝에 작은 댐이 있고 그걸 건너면 조금 큰 도시, 어제 40킬로를 내달리지 않았으면 오늘 묵었을 쁘로미스따에서 늦은 아침인지, 이른 점심인지를 샐러드와 그란데 맥주로 때우면서 벌써 이곳까지 왔으니 오늘도 40킬로쯤 걸어보자고 손쌤과 의기투합한다.
손쌤은 레온까지 동행한후에 두코스쯤 점프해서 일찍 마칠 예정이다. 초등학교 선생님이신지라 8월말 귀국이다.
그런데 그렇게해서 더 걷게 된 15km가 좀 고된 자동차도로 옆길이다. 가도가도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자동차도로 옆 까미노길이 작은 마을 두 곳을 지나서 오늘의 종착지에 닿도록 이어진다. 목이 너무 말라서 오늘도 ’토리아에즈 비-르‘후에, 결국 이번 순례여행에서 가장 늦은 시간인 오후 2시쯤 숙소에 체크인하고 널부러진다.
그래도 저녁먹고 잠시 성당 미사에 참례만!
맥주 샐러드 6
맥주 그란데 4
©️숙박 30. 숙소 15 석식 15
합계 40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