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얄까사르데시르가~모라띠노스_35.3km
Villalcázar de Sirga~Moratinos
부르고스를 지나고 까미노길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스피드업, 3일만에 110킬로 이상을 걸으니 그동안 봐왔던 얼굴들과는 완전히 새로운 사람들과 마주치는 길이다.
생장부터 부르고스까지까지만 걷는 사람들도 있고, 아니면 아예 완주증명서를 노리고 사리아부터 산띠아고데꼼뽀스뗄라까지 100킬로만 걷는 사람들이 많아서 부르고스~사리아의 400킬로 정도는 인적이 덜한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여행을 무결점으로 남기고픈 마음이 크다.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이자 내 삶을 중간점검해볼 수 있는⁉️ 참 신앙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는, 그동안 잘못한 수많은 짓들에 대한 고해성사와 같은, 절절히 참회하는 마음으로, 내 주변의 아픈 손가락들에 대한 간절한 기도로써, 그래서 자학하듯이 단 한 걸음도 허투루 하고 싶지 않고 단 한 번도 내 짐을 내려놓거나 그 흔한 동키서비스를 이용해보고 싶은 생각이 없다.
오늘도 4시 알람에 뒤척거리다 일어나서 깜깜한 길을 걷는다. 길은 어제와 비슷하게 자동차도로 옆길이다. 첫번째 도시 까리온까지는 한시간 남짓 5.6킬로, 까리온은 순례자들이 대체로 거쳐가는 제법 큰 도시지만 새벽 6시에 문 연 곳은 없다.
다음 도시까지는 무려 17km다. 또 4시간을 쫄쫄 굶겠거니하고 가던 길을 재촉하는 데 다행인 건 자동차도로를 벗어나면서 일출무렵엔 좌우로 너른 들녁과 아름다운 나무들이 즐비한 길을 걷는다는 것.
7시무렵에 휴식용, 이슬맞은 벤치에서 바나나 한송이를 먹는다. 그러는 사이 여명이 밝아서 핑크핑크한 하늘이 된다.
어쩜 날마다 다른 하늘일까. 날씨가 특별히 달라진 것도 없는데... 어떤날은 금빛으로, 어떤날은 블루, 어떤날은 레드, 어떤날은 핑크가 되다니‼️ 까미노의 하늘도 그위에 계신 분 만큼이나 놀라운 존재다.
오늘 축복처럼 핑크한 하늘과 아름다운 나무들로 까미노의 길을 장식해주시고 일용할 양식이 필요할때마다 푸드트럭의 샌드위치와 모닝커피, 소시지와 맥주를 내려주신 하느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까미노에서 잘 놀았습니다.
브랙퍼스트 6.2
런치 6.2
맥주 샹그리아 5.6
숙박 29 숙소14 저녁15
생수 1.2
합계 48.2 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