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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시스템이 필요한 이유 세가지

실리콘밸리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by 져니킴
https://icons8.com/


처음 디자인시스템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은 인턴을 했던 스타트업에서 너 해볼래? 하고 줬던 일이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지루해보였는데 막상 해보니 내 성격과 꽤 잘맞았다. 시스템화 되어있지 않은 것들을 하나씩 풀어가는 느낌이어서 좋았다.


그리고 대학원 졸업 후에 들어간 회사에서도 디자인시스템팀에서 일을 시작했다.


일을 몇달 하다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 적이 있다. '디자인 시스템이 왜 필요할까?'




이 생각을 하게된 일화 중 하나는,


어느 날 한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이 디자인 가능하니?, 우리는 이러이러한 게 필요한데" 라고 질문한 적이 있었다. UI 디자인 부분에서도 보기 좋지 않았고 또한 디자인시스템의 가이드라인 밖에 있는 디자인이었기 때문에 그 친구는 디자인시스템의 컴포넌트를 사용하는 대신 커스터마이징을 해야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그 당시에 경험이 더 많았다면 "그 디자인이 사용자에게 인지적 부담을 가져다 줄 수도 있어" 등의 피드백을 더해 줄 수 있었겠지만 그 때는 내가 부족했기 때문에 부족한 답변을 줄 수 밖에 없었다.

아무튼 저런 비슷한 일들이 많이 있고 나서부터는

'좀 더 유연한 디자인시스템이 디자인을 서포트해줄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또 다른 예시,


언제 한번은 프로덕트의 전반적인 리뉴얼이 필요해서 새 UI로 디자인해야 할 경우가 있었다. 이 당시 우리 팀은 이미 모든 컴포넌트들에 토큰화와 Atomic 방법론을 적용해서 정리해놓았었다. 그래서 토큰의 값만 전반적으로 바꾸었더니 컨셉을 정할 때를 제외하고는 엔지니어와의 협업만 몇일 하니 일이 일사천리에 끝났다.

다시 나의 첫 질문으로 돌아가보면


디자인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효율성

만약 저 위의 예시처럼 토큰화와 기본적인 컴포넌트들을 계층구조화 시켜놓지 않았더라면 새 UI 디자인의 컨셉을 만들어 낸 이후부터 시간이 엄청 오래걸릴 것이다. 컴포넌트 하나씩 모두 돌아가며 디자이너들이 작업해야할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일관성, 즉 같은 언어를 사용하기 위해서

디자인 시스템은 그 회사의 언어라고 볼 수 있다. 새 디자이너가 들어올 때마다 일관된 언어가 없어서 각각 디자인에 대한 언어를 다르게 사용한다면 커뮤니케이션에서 오류가 날 수 있다. 또한 엔지니어, 프로덕트 매니저 등등 배경이 다양한 사람들과 일할 때에도 일관된 언어를 사용하기로 약속한다면 회의를 할 때나 프레젠테이션할 때나 모두가 이해하기 쉬워진다.


세 번째는,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서

즉, 이 세 번째가 궁극적인 목표라고 생각한다. 물론 절대로 완벽하거나 100% 완성할 수는 없는 집이다. 매번 살고 있는 사람들이 변하는 것에 맞춰 리뉴얼을 진행하는 집과 같다. 집도 오래되면 계속 고장 나는 곳이 생기기 마련이고 계속 고쳐나가면서 더 아름다워지는 것처럼 제품도 계속 변화가 필요하고 진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각 회사의 제품의 디자인시스템에 관한 철학이 있고 이와 더불어 기초를 튼튼히 해놓는다면(토큰화 작업처럼) 제품의 메세지를 일관되게 전달하면서 사용자의 편리한 경험을 고려한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


어찌보면 디자인시스템은 집 짓는것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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