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어스'하게 레고로 놀다
'레고' 나는 어린 시절 한 번도 만져 보지 못했다.
아들이 어렸을 때는 나무로 만든 블록이나 자석 블록을 가지고 놀았던 것 같고, 좀 커서는 내내 큐브 맞추기만 좋아해서 레고를 좋아하지 않는 줄 알았다. 이미 다 성인이 된 후 어느 날 '레고를 가지고 놀고 싶었지만 엄마가 안 사주었다'란 말을 듣고 진심 깜짝 놀랐다. 난 왜 안 사주었을까? 아마도 당시 나의 경제적 수준에 비해 비싼 장난감이라고 생각했기에 스스로 '패싱'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레고를 지금 나는 쌓아 놓고도 또 사려 한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레고를 가지고 코칭을 하는 코치이기 때문이다.
2023년에 레고가 비즈니스 코칭의 소통도구로 쓰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멋들어진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란 이름도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레고란 말 자체가 덴마크 어로 '잘 놀다'라는 뜻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어른들은 그냥 잘 놀지 않고 뭔가 '진지하게' 논다. 신기하다. 그냥 회의를 하면 발언권 있는 몇 명만 떠들고 나머지는 침묵으로 일관하기 일쑨대 앞에 레고 브릭을 좀 던져 놓으면 모두들 무언가를 만들고 내가 무엇을 만들었는지 이야기를 하게 된다.
게다가 상대방 이야기에 경청을 하게 시킨다. 그리고 궁금한 것을 질문하게 하고 나중엔 개인 모델 만든 것을 합쳐서 우리들만의 공유모델을 만들라고 한다. 그걸 또 간략하게 정리해서 발표를 한 후 마무리한다.
근데 이 과정이 끝나면 거의 대부분 참여했던 어른들이 까달음을 얻고 스스로 성찰을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말한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손이 가는 대로 만들었는데 만들다 보니 생각이 정리되고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있던 잡힐 것 같지 않던 개념이 레고로 시각화되는 순간 '아~하'알게 되었다고. 내가 이렇게 창의력이 있고 표현력이 있는 사람이었다니... 하며 셀프 칭찬도 많이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재미있는 레고 어른들만 하기엔 뭔가 아쉬웠다.
도서관에서 '마음코칭'이란 이름을 걸고 아이들을 만나 보았더니 7살 남자아이는 레고로 감옥을 만들고 형을 가두었다. 10살 아이는 자신의 주변에 온통 쇠사슬과 거미를 두었다. 12살 아이는 우물 속에 자신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고 했다.
모여서 함께 만들면 레고는 소통의 도구가 되어서 나는 '레뮤니케이션'이라고 하고, 1대 1로 만들면 레고는 마음을 표현하기에 나는 '마음코칭'이라고 부른다.
참 신기한 알록달록 색깔이 예쁜 레고, 예쁜 색깔만큼이나 다채로운 경험을 주는 레고와 나의 만남, 우리 둘이 만든 놀라운 시너지... 조금씩 조금씩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