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HERO 2집 투어
노래는 못 부르지만 음악감상은 좋아했다.
음악감상은 좋아했지만 클래식이나 팝보다는 그냥 우리말 우리 가요를 좋아하며 많이 들으며 자란 것 같다.
중고등학교 때는 지금은 고인이 된 가수 김현식을 좋아했다. 당시는 언더 그라운드라는 용어를 썼으며 뭔가 대중적이진 않지만 마니아층이 있으며 다소 있어빌러티한 가수들을 총칭하는 말이랄까...
사후에 '내 사랑 내 곁에'가 국민가요로 등장했지만 사실 김현식 노래는 블루스나 재즈부터 발라드까지 유명해서 좋은 곡이 아닌 진짜 좋은 곡이 많다. 김현식이란 가인의 음악적 삶도 멋져 보였다. 고 2 때는 친구와 함께 광화문 동아기획까지 찾아가 그의 건강을 걱정할 정도였으니 꽤나 열정 어린 팬이었나 보다. 하지만 그는 그의 음악적 재능을 더 이상 공유하지 않았고, 나는 그냥 딱 그 상태로 그에 대한 감정을 가슴에 묻어 두었다.
그 당시 많이 들었던 노래는 김현철의 1집과 2집이었다. 특히 '그런대로'란 노래는 당시의 나의 상황을 대변하는 노래라고 생각했으며 김현철의 모든 노래 가삿말과 리듬이 좋아서 테이프가 닳고 닳도록 듣고 친구들에게 녹음을 하여 선물을 주기도 하였다.
당시 동아기획에서 하는 모든 공연은 김현식, 김현철을 제외하고도 신촌블루스, 봄 여름 가을 겨울, 낯선 사람들, 이소라, 조규찬, 한영애 , 박학기, 오석준 등 다 관심이 있었으며 다 좋았다.
그러다가 그 후에 나의 마음을 빼앗은 가수는 기억의 습작 김동률이다. 2019년까지 참으로 드문드문 공연을 하는 김동률의 공연을 치열한 취켓팅으로 아들과 함께 혹은 혼자 감상하며 나의 음악감상의 욕구를 충족하며 살았다.
서두가 길다. 지금까지는 나의 음악감상에 대한 기록이다.
난 2020년부터는 김동률 콘서트를 제외하고 내가 가는 공연은 모두 임영웅 콘서트다.
(같은 콘텐츠의 콘서트를 티켓만 있으면 가고 또 간다)
김동률 콘서트에서는 그냥 감상만 하면 된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으며 오로지 김동률 목소리에만 집중하면 된다. 근데 임영웅 콘서트에서는 임영웅이 뛰라면 뛰고, 따라 하라면 하고 , 옆사람과 인사하라면 하고 우리 교주(?)님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순응하며 놀다 온다.
교주님의 음악을 물론 처음부터 좋아한 것은 아니다. 영웅시대라는 팬클럽이 수해기부금액을 무려 9억 원을 모았다는 기사를 보며 "이건 뭔가 있다, 궁금하다 이 단체(?) "도대체 무엇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으며, 이런 선한 영향력의 실체에 대해 알고 싶었다.
물론 코로나라는 상황, 신중년층의 확장, 시니어액티브 등 사회 현상적으로 매칭할 만한 이유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수의 힘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유튜브를 찾아 듣게 되었는데 매일매일 밤새 음악을 들는데도 다음날이 피곤하지 않은 경험을 하고 임영웅의 목소리에 빠져들게 되었던 것 같다.
내가 나이가 들고 있는 것인가?
빠르고 다이내믹한 리듬은 이제 부담스러운 나이가 된 것일까?
편안한 중저음의 목소리와 따뜻한 음색, 다정한 음색에 더 마음이 간다는 것...
그래 나도 이제 어느덧 신중년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나 보다.
오랜 친구와 임영웅 콘서트 관람차 부산 여행을 다녀왔다(친구는 임영웅 팬은 아닌데 궁금하기도 하고 함께 가는 부산 나들이라는 점에 방점이 찍힌 듯하다)
투어 마지막 공연이라서 그런지 유독 임영웅은 보는 사람이 안쓰러울 정도로 최선을 다해 거의 4시간 가까이 혼자 노래를 하는 기예를 연출했다.
나도 강의를 하는 입장이지만 참여자들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면서도 적당한 곳에서 그들이 스스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하는 소통의 기술, 참으로 쉽지 않음을 너무나 잘 안다.
그런 걸 보면 임영웅은 참 탁월하다. 그에게 몇 만 명, 몇 십만 명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단 한 명의 관중이라도 '정성껏 준비하고 최선을 다해 노래한다'란 철학이 있고 완벽한 연습을 하기에 두렵지 않고 자신감이 차오를 뿐이다. 무엇보다 임영웅이 지금의 자리를 이렇게 오래 유지하고 있는 것은 가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은 딱 그만한 무게와 넘지 않아야 할 선은 넘지 않는 적당함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은 그의 창법이 모든 음악 장르의 진입 장벽을 낮춰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