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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들산들 Dec 27. 2020

[넷플릭스] 테라스 하우스

우리가 사는 세상

테라스 하우스는 6명의 남녀가 한 집에서 생활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입니다. 하트 시그널과 비슷한 포맷이지만 차이점이 있습니다. 하트 시그널이 이성 간의 썸과 설렘의 러브스토리 위주라면, 테라스하우스는 '사람 대 사람'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This is not a love story.


테라스 하우스는 사랑이야기가 아닙니다. 당연히 이성 간에 만나 서로를 알아가고 좋아하며 사랑에 빠지는 러브 스토리를 기대했지만 테라스 하우스는 서로 다른 성격과 가치관을 가진 청춘남녀가 한 공간에서 살면서 벌어지는 일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테라스 하우스 하와이 편에서는 여성 출연자들끼리 청소 문제를 놓고 싸우기도 하고, 29살의 남성 출연자가 18살의 남성 출연자에게 꿈을 향해 제대로 노력하지 않는다고 꼰대 짓을 하기도 합니다.

테라스 하우스: 하와이 편 파트1 5화 <공동생활은 힘들어>

연애가 주목적이 아니기에 애인이 있는 사람들이 테라스 하우스에 입주하기도 합니다. 본인이 하고 있는 사업 홍보를 위해 나오기도 하고, 연예계 활동에 도움이 되고자 나오기도 합니다. 이처럼 연예계 활동이나 사업 목적이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과의 생활을 통해 본인의 시야와 견문을 넓히기 위해 입주하기도 합니다.


인간의 욕망에 충실한 테라스 하우스


다시 하트 시그널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하트 시그널은 남녀가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할 때의 설렘에 대해 최대한 아름답게 포장을 합니다. 촬영이 끝나기 전까지는 상대에게 직접적인 고백을 하거나 상대방과 연애를 시작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연애에 있어 가장 스릴 넘치고 짜릿한 밀당의 스킬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테라스 하우스는 남녀 간의 마음을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욕망을 보여줍니다. 테라스 하우스에서는 모든 것이 자유롭습니다. 촬영 기간 동안 상대방에게 고백도 가능하고 둘이 연애를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심지어 커플끼리 방을 쓰기도 합니다. 사귀지는 않지만 거실에서 키스를 하거나 같이 잠을 자기도 하는 등 테라스 하우스에서는 남녀 간의 연애에 아무런 제약이 없습니다.   


하트 시그널에서는 완벽한 선남선녀들이 교과서적인 밀당과 연애의 스킬을 보여줍니다. 멤버들의 단점이나 멤버들 간의 불화 같은 안 좋은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하트 시그널을 볼 때는 다른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스펙과 외모가 완벽한 남녀들, 마치 '그들이 사는 세상'을 보는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테라스 하우스는 '우리가 사는 세상'입니다. 연애를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옆집 착한 동생 같은 출연자도 있고, 빈틈이 많은 출연자들이 고백했다가 차이는 걸 보면 나도 모르게 속으로 응원을 하게 됩니다. 출연자 간의 갈등도 리얼합니다. 한 집에서 살면서 청소 문제를 놓고 다투기도 하고, 공용 냉장고에 넣어 놓은 고기를 허락 없이 먹은 걸 두고 싸우기도 합니다.  

테라스 하우스: 도시남녀 편 파트2 22화 <소고기 사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것과 리얼하게 보여주는 것. 과연 어떤 방법이 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요? 그들이 사는 세상과 우리가 사는 세상. 당신의 취향은 어느 쪽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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