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산들산들 Sep 12. 2019

2019년에 다시 본 트루먼쇼

영화 다시 보기의 매력

   1998년에 개봉한 짐 캐리 주연의 트루먼 쇼라는 영화가 있다. 주인공 트루먼은 본인이 작은 섬에서 평범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의 인생은 쇼 자체이다. 부모님, 친구, 회사 동료, 심지어 길거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배우이고, 그의 일상은 모든 것이 연출된 것들이다. 그가 사용하는 모든 물건은 PPL이며, 친구들과 가족들은 갑자기 분위기에 전혀 맞지 않게 제품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둘만 소중히 간직해야 할 썸녀와의 연애 스토리, 키스신은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1998년 당시 고등학생이 이었던 나는 개봉하자마자 이 영화를 봤는데, 당시 내가 느낀 점은 트루먼의 인생이 너무나 가혹하다 것, 그리고 영화의 소재가 너무나 참신하다는 것이었다. 영화 보는 내내 ‘감독은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을까?’, ‘과연 이런 세계가 펼쳐질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트루먼의 모든 일상은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심각한 분위기 속에 트루먼의 아내는 갑자기 뜬금없이 제품 칭찬을 늘어놓는다. #PPL #갑분광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 이 영화를 다시 봤을 때, 이 영화가 내게 주는 느낌은 사뭇 다르다. 현재 우리의 모습은 트루먼과 놀랄 만큼 비슷하기 때문이다. 영화 속 트루먼처럼 우리의 일상은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다. 버스 안, 엘리베이터, 사무실, 식당 어디를 가도 CCTV가 있고, 더 놀라운 점은 우리는 더 이상 CCTV를 불편해하거나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CCTV가 없는 곳에 가면 치안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


   이렇게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감시를 당하는 것뿐 아니라, 스스로 트루먼이 되길 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유튜브를 보면 ‘직장인 일상 브이로그’, ‘공시생 독서실 브이로그’ 등 본인의 일상을 생중계하고 올리는 수많은 이 시대의 트루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플루언서들은 SNS에 본인들의 일상 사진을 올리고, 갑자기 뜬금없이 음료수며 옷 광고를 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본인의 밥 먹는 모습, 공부하는 모습, 일하는 모습까지 생중계하고, 갑자기 뜬금없이 제품 광고를 하는 것을 보면, 20년 전 트루먼의 모습은 지금 우리의 모습과 너무나도 비슷하다.


이제 일상 브이로그는 더 이상 낯선 콘텐츠가 아니다.


   영화를 딱 한 번만 보는 분이 있다면, 본인의 인생영화 정도는 한 번 더 보는 것을 추천드린다. 트루먼 쇼라는 영화가 20년 전과 지금의 나에게 다른 감동과 메시지를 주는 것처럼, 여러분들도 1회 차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던 감동과 재미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