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목동

그 목동키즈는 어떻게 되었을까?

by 귤껍질

어떤 동네가 사랑스러워 보인 경험이 있다면, 그건 그 동네에 깃들어 있는 지나온 시간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 때문일 거다. 목동이 나에게 그렇다. 이 동네에게, 나의 어린 시절에게 작별 인사를 하는 기분으로 쓴다.




"그 목동키즈는 어떻게 되었을까?"


목동을 떠났다가 9년 만에 다시 돌아오니, 새롭게 보였다. 학군지, 재개발, 목동키즈 같은 단어들로 단편적으로 표현되는 게 아쉬웠다. 직접 경험해 본 목동에 대해 썼다.


목동을 떠나고서, 이곳이 온실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식물이 자라기 좋은 따뜻한 온실처럼, 많은 자원들이 갖춰져 있었다. 그만큼 나도 모른 채 변화와 낯선 자극에 취약해지기도 했다.


사회생활을 하며, 목동에서는 너무 당연했던 것들이 사회에서는 당연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높은 교육열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스케줄을 맞추는 부모님, 독서실과 학원이 끝난 뒤 새벽에 귀가하는 아이들, 주거단지 내 많은 놀이터와 공터, 도보로 오갈 수 있는 공원과 백화점 등. 부모님의 양육 방식과 동네의 인프라가 어우러져 만든 목동만의 분위기가 있었다.


목동에 대한 경험을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자란 환경을 돌아보면서 나를 이해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서울 사람들은 고향이 없다고 하지만, 내게는 이 동네가 고향처럼 느껴진다. 익숙하게 훤히 알고 있는 동네, 어느 구석을 보던지 이전에 어떤 모습이었는지, 무엇이 달라졌는지 설명할 수 있다. 사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이 어떤지 알고 있다. 그 시간들이 내 안에 어떻게 남아있는지 적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