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리뷰
(※ 본 글은 넷플릭스 예능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는 연애 예능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연애 예능의 수단화입니다.
초기 연예 예능은 연애와 사랑에 목마른 이들이 방송을 이용하여 자신의 짝을 찾아보려는 마음이 보였으나, 지금의 예능은 그러한 목적보다 인플루언서 시대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부가적인 목적을 더 중시하는 듯한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또다른 이유는 공감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저는 남중, 남고, 공대, 군대라는 삶의 궤적을 밟아왔기 때문에 연애 예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성을 대하는 능력이나 대화하는 기술이 출중한 편이 아니거니와, 연애 예능에서 펼쳐지는, 처음보는 남녀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상황 자체도 몇번 경험해 보지 않은 어색한 상황입니다. 때문에 거기서 벌어지는 상황이나 출연자들이 보이는 감정과 태도에 공감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요.
그러나 연애 예능을 한번도 보지 못한 것은 아닙니다. 몇년 전 나는 솔로 12기 모태솔로 특집을 여자친구와 몇편 함께 본적이 있습니다. 다른 기수나 작품들과 달리 출연진들에게 저의 입장을 이입할 수 있어서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던 중 얼마 전 유튜브 쇼츠에서 리뷰할 작품의 한 장면을 보면서 이 작품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여명과 정목의 대화로 이뤄진 5화의 마지막 장면은 조명, 음악, 대사까지 예능이라기 보다는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주에 공개된 회차인 8화까지 주말을 이용하여 몰아보았습니다.
8화까지 시청한 시점에서, 비록 다른 연애 예능을 깊이있게 감상한 적은 없지만, 저는 이 작품이 기존의 연애 예능과는 확실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는 "진정성"입니다. 이 작품의 참가자들은 모두 본인의 유명세나 브랜딩이 아닌 프로그램 자체의 목적에 더 의미를 두고 참가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1화에서 보여준 그들의 소개 인터뷰는 그들이 진정으로 변화하여 이성을 대하는 능력을 기르고,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짝을 찾고자 왔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솔직하게 털어놓은 그들의 약점과 아픈 과거, 그리고 메이크오버 기간 동안 보여준 그들의 노력과 변화는 그들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을 확실하게 거두어줍니다.
두번째는 "대표성"입니다. 작품 1화의 첫 장면은 모태솔로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이 정의를 한번 더 곱씹어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도출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태어나서 한번 쯤, 모태솔로였다.
연애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태어난 이후로 첫 연애를 하기 전까지 우리는 모두 연애 무경험자, 즉 "모태솔로"였기 때문이죠. 출연자들이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다소 어리숙한 모습과 황당한 실수들은 우리에게 웃음을 자아내는 역할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아픈 흑역사를 떠오르게 하기도 합니다.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의 과거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죠. 누구나 처음은 미숙하고, 특히 연애는 더욱 그렇습니다. 실수 하지 않는 사람은 존재 할 수 없는 법이지요. 그러한 실수들에 대해 "지수"는 다음과 같이 합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 실수 해주면 나는 고마워.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것이고, 오히려 용기를 내주고 다가온 것에 대한 감사함을 나타낸 아름다운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눈살이 찌푸려지는 참가자들의 행동에서 다른 연애 예능에서는 "00기 빌런"과 같은 표현으로 출연자들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는 그러한 눈살이 찌푸려지는 장면들도 있지만 우리의 과거를 보는 듯 낯부끄러워지는 장면들도 더러 있습니다. 타인과 이성을 대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의도치 않게 무례한 행동을 하게 되는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이죠. 연애나 이성에 능숙한 사람이라도 과거에 한번즘은 겪어봤을 상황들입니다. 그런 상황들을 통해 이 작품은 시청자들에게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듯, 출연자들에 비추어 자신의 부끄러웠던 과거를 떠올리게끔 합니다.
그 중에서도 제 눈길을 끄는 참가자들이 몇명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이 프로그램의 주제의식에 가장 부합한다고 생각하는 "재윤"입니다.
다음 글부터는 그들의 내면과 심리를 통해 이 프로그램의 궤적을 한번 따라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