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말의 기록
지금 만나는 데이트 남 AK는 소프트 엔지니어인데, 대화할 때 좀 답답한 면이 있다.
생각해보니 내가 지금껏 사겼던 남친이나 길게 데이트를 했던 사람은 다 극 문과 / 예술하는 남자들이었던 것. 20대 초반에 길게 사귀던 남친은 공대생이긴 했으나, 문과생 못지않은 사교성을 뽐냈던지라 예외.
그러고보니, 20대 후반 한국에 있었을 때 소개팅 받은 남자 한 명이 공대 박사생이었는데 그 때 똑같은 느낌을 받았었다! 고구마 물 없이 먹는 느낌.
런던에서도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일하던 연하 친구랑 한 3개월 만났는데 이 친구도 말수가 없고 과묵해서 가끔씩 답답했었고, 결국 그렇게 바이바이.
결국은 찐 공대생 남자와 사겼던 적은 없다. 그래서 공대생 계열의 남자들에 대해 좀 생소한 편이다.
지금 껏 2번 만났는데 아무리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고 해도 영국에서 12년이나 살았는데 언어구사력도 좀 달리고, 물어보면 대답도 짧고, 대화가 원활하게 통하는 느낌이 아니라 좀 답답하다.
공대생들은 코딩만 해서 언어력이 딸리는 사람들이 있다더니 정말 그런 것인가?
그리고 수줍음을 너무 많이 탐. 삼십 대 중반인데 수줍움이 왠말이냐. 근데 하는 짓 보면 또 귀엽고. 내 눈엔 잘 생기고 사람이 착한 것 같아 그냥 보내기 아쉬워 대화 코드 맞춰가는 시도 중.
본인 나름대로 호감 표시를 하려고 가방도 들어주고, 데이트 장소랑 플랜도 짜오고, 웃으면서 질문도 하고, 내 농담에도 곧잘 웃어주는데 문제는 대화가 길게 안가고 뚝 끊기는 느낌.
왜 대화 코드가 잘 맞으면 주제 하나 가지고도 30분은 거뜬히 주거니 받거니 하며 심도있게 얘기하면 재밌는데에 그게 안 됨.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건가요...? ㅠㅠ
그리고 악센트는 큰 문제가 아닌데, 발음이 좀 뭉개져서 몇 번씩 물어봐야 할 때가 있고, 상대도 내 발음을 잘 못 알아들어서 대화의 1할은 서로 못알아듣고 다시 물어보기 일쑤. 피곤해짐.
그래도 계속 만나면서 시간이 쌓이고 공통 분모가 쌓이면 재밌어지려나?
공대남, 너드남, 집돌이 좋아하는 여자들이 많다던데,
나는 잘 모르겠다. ㅠㅠ
사바사인듯.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녀성들도 꽤 보인다. ㅋㅋㅋ
공대생의 대표적인 직업군이 개발자들이라 관련 글을 찾아보니 아아 - 그래서 - 하고 약간 이해가 된다. 정말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것 같은 느낌.
잠깐 아래 글 읽고 가세요.
인터뷰와 인터뷰이, 편집자 모두 미쳤어요. ㅋㅋㅋ
말/글 솜씨 기깔난 거 정말 부럽.
https://blog.rocketpunch.com/2013/12/05/developer-lov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