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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논술을 준비하는 책들을 보면

by Essaytowin



대입 논술에 관련된 책들

시중에 나와 있는 대입 논술에 관련된 책을 보면, 혼자서도 논술 시험을 준비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들어 놓았다. 다양한 예제와 그 예제를 분석한 형식으로 되어 있거나, 배경지식을 확장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형식으로 구성된 책은 교사의 도움이 필요 없는 것처럼 되어 있다. 또한 대학교에서 합격후기를 쓴 학생들은 선생님의 도움이 없이 입학할 수 있었다고 자랑한다. 이 얼마나 교만한가? 교사의 도움이 필요 없었다는 합격자들의 후기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당신은 교수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 대학에 들어왔는데,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나는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교수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어'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배경지식이 도움이 될까?

다양한 분야에 대한 배경지식이 담겨 있는 책은 어떤 도움이 될까? 이 책의 저자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편집자들은 대입 논술이란 배경지식이 필요한 시험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대입 논술에서 나오는 지문들은 고등학교 교과서를 벗어나지 않는다. 학생들은 교과과정에 열심히 임했더라도, 논술 시험에 나오는 지문은 처음 보는 것처럼 느낀다. 그 이유는 대입 논술에서 제시된 지문들은어떤 의도를 가지고 편집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배경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은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첨삭에 관련된 책은?

첨삭에 관련된 책을 열심히 보는 학생들도 있다. 그것을 가지고 강의하는 교사들도 많은데, 첨삭에 관련된 책을 읽는다는 것보다 어리석은 일이 또 있을까? 자기가 쓴 글도 아닌데, 그 글에서 비문을 찾아내고 문법에 맞는 글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게 정상적인 일일까? 내가 쓴 글도 아니고, 앞으로 내가 쓸 글도 아닌데, 첨삭에 관련된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도움은 무엇이 있을까? 내가 쓴 글이어야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알게 되는데 말이다.



따라하기의 한계

나는 테니스를 사랑한다. SNS에는 내가 팔로우하는 선수들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플레이가 담긴 영상들을 본다. 또 전문적인 편집자가 편집한 선수들의 영상도 즐겨본다. 그래서 그 모습들을 보고 흉내 내는 것을 즐긴다. 내가 테니스 레슨을 받을 때였다. 나는 조코비치를 사랑하지만, 페더러의 백핸드를 흠모한다. 몸 뒤쪽으로 숨기는 동작에서 시작하는 원핸드 백핸드는, 임팩트가 이루어진 이후에 등근육을 수축시켜서 양손을 활짝 펴는 동작으로 마무리되는데, 그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다. 나는 테니스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 장면을 보는 것으로 테니스를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다.



레슨을 통해 단번에 향상된 테니스 실력

나는 원핸드 백핸드를 더 잘 익히기 위해서, 레슨을 받기로 했는데, 강사님은 단번에 나의 결점을 지적해줬다. 나는 오랜 시간 원핸드 백핸드를 벽치기를 통해서 스스로 마스터하려고 애를 썼다. 그리고 영상을 보면서 내가 따라 해야 할 동작이 무엇인지 살폈다. 심지어는 그것도 부족하다고 여겨서, 내가 벽치기를 하는 모습을 아이폰으로 촬영하고 스스로의 모습을 탐구했다. 많은 시간을 들였지만, 원핸드 백핸드의 실력이 늘지 않았다. 나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레슨이 시작되자 나는 페더러와 같은 원핸드 백핸드를 구사하고 싶다고 강사 선생님에게 요구했다. 강사 선생님은 맞은편 네트 앞에서 서서 공을 넘길 테니 나에게 원핸드 백핸드를 해 보라고 했고, 나는 스무 차례 네트 위로 공을 넘겼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다. 아마 5분이 채 되지 않았을 것이다. 5분 정도가 지나자 네트에서 공을 넘기던 강사 선생님은 라켓을 내려놓고 네트 가까이로 나를 불렀다. 강사 선생님이 내게 처음 한 이야기는, 공에 스핀이 전혀 걸리지 않아서 테니스 볼의 털이 눈으로 보인다는 것이었다. 강사 선생님은 내가 잡은 그립을 수정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내가 잡은 그립이 너무나도 전문적인 선수들이 잡는 방법이니 아주 살짝만 교정해 보자고 했다. 강사 선생님은 내가 잡은 원핸드 백핸드 그립이 잘못되었다고 하지 않았고, 대신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가 잡은 그립은 유튜브에서 본 것이었다. 그리고 테니스 레슨 교범에서 본 것이었다. 그것은 전문적인 선수들이 더 많은 스핀을 걸기 위해서 잡는 그립이었다. 더 많은 회전력을 주기 위해서 손목과 팔꿈치와 허리를 더 많이 사용해야 효과를 낼 수 있는 그립이었다. 다시 말해서 그 그립은 초보자인 나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그립이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부끄러웠다. 그렇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단번에" 실력이 향상되었다. 나의 수준에 맞는 멘트가 내 자세와 그립을 바꾸어 놓았고,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원핸드 백핸드를 만들었다. 이제는 상대편이 내가 네트 너머로 넘긴 테니스 공의 털을 보지 못한다.



대입 논술을 준비할 때 고려할 점

대입 논술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나도 이 분야에 글을 쓰고 있지만, 대입 논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대입 논술은 다른 시험과 달리, 수업을 받는 학생에 맞는 글 읽기 능력을 향상해야 하고, 학생에 수준에 맞는 글쓰기를 수정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시간을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학생에게는, 정확한 지도 방법을 알고 있는 교사가 필요하다.





결론

대입 논술에는 경험이 많은, 철학적 해석학을 갖춘 교사가 필요하다.


요약

대입 논술은 첨삭을 통해서 훈련된 글을 평가하는 시험이 아니다.

대입 논술은 배경지식을 평가하는 시험이 아니다.

대입 논술은 교사의 직접적인 지도가 필요한 시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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