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독서 토론

들음과 성찰의 이야기, 『소년과 바다』

by Essayto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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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카밀 앤드로스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그녀의 책에는 언제나 조용한 깊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은 한 권뿐이지만, 아마존에 들어가 보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넓고, 일관되게 아름답습니다.


이번에 소개하고 싶은 작품은

『소년과 바다』

입니다. 이 책은 ‘들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바다의 소리를 듣고, 그 소리 앞에서 멈춰 서서 자신을 성찰하는 한 소년의 성장담이지요. 인생과 지혜를 다루고 있지만, 결코 설교하지 않습니다. 그저 조용히 곁에 앉아 이야기를 건넵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시적인 운율과 표현입니다. 문장은 짧고 단정한데, 여백이 많습니다. 그 여백 덕분에 독자는 이야기를 ‘읽는다’기보다 ‘듣게’ 됩니다. 바다의 속삭임처럼, 삶의 질문들이 천천히 스며듭니다.


이 책은 학생을 위한 그림책이지만, 어른에게 더 오래 남습니다. 질문을 서두르지 않는 태도, 모든 것에 답이 없어도 괜찮다는 믿음, 그리고 존재 그 자체로 충분하다는 메시지가 잔잔하게 이어집니다.

(제 수업의 교재는 수준이 꽤 높습니다. 수준 높은 이야기는 어렸을 때부터 진지하게 그리고 빠르게 경험하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책은 읽고 나서 무엇을 말하게 만들기보다, 무엇을 듣게 만듭니다. 『소년과 바다』는 바로 그런 책입니다. 조용히 삶을 돌아보게 하는, 참으로 귀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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