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지껏 어떻게 이 업계에 있었나 몰라.

위안이 되는 한마디

by esse
여지껏 내가 어떻게 이 업계에 있었나 몰라.
이렇게 바보이고 멍청한데 말이지.
말도 맨날 틀리고.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다른 팀 PM이 있다.

그 분은 자기가 알고 싶은 부분을 꼼꼼히 하나하나 다 확인하신다.

그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에게 서슴없이 다가간다.

시도때도 없이 다가오는 이 분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그만큼 자신이 담당하는 프로덕트를 꼼꼼히 챙기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그렇게 이 분이 알고 정리하신 정책 기획안을 보면 어떻게 이렇게 큰 구조를 그리시고 세부적인 부분까지 챙기셨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내가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오픈을 할 때 이 분이 새벽부터 함께 테스트를 진행해주신 적이 있다. 그게 너무 고마워서 이 분과 함께 해주신 개발자분과 함께 커피 한 잔 대접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 때 개발자가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 분께 한 말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OOPM님이 함께 해주셔서 편하고 좋아요."

나라면 이미 울었다. (나한테 한 말도 아닌데 왜 내가 감격하냐고요.)

나도 존경하는 분이고, 개발자도 좋아하는 멋진 PM인 그 분.


그런 분이 나와 어떠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이야기를 하다가 말이 좀 꼬였다.

평소에도 허물없이 편하게 말씀하시는 편이라 그러려니 했다. 근데 이 때 가볍게 지나가듯 해주신 말이 굉장히 내 마음을 크게 울렸다.


"여지껏 내가 어떻게 이 업계에 있었나 몰라. 이렇게 바보이고 멍청한데 말이지. 말도 맨날 틀리고."


풋, 이거 내가 나한테 하는 말인데.

이 분도 이런 생각을 하시는구나.

나는 너무나 존경하고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렇게 말씀주시니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동시에 위안이 됐다.

나도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괜찮은 PM으로 보이지 않을까 하는 희망감이 조금 생겼다.


그래 내가 이렇게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분도 자기 스스로 자책할 때가 있는데.

나도 사실 다른 분들이 봤을 땐 잘하고 생각하실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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