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마음
이 우정을 지속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는 것을
한편으로 알아차리고 있었던 친구가 준 편지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이런 문구가 써져 있었다.
I'm always here for you.
들어 본 말이다.
처음에도 그렇게 말했다.
그래서 불쾌했고, 정색했다.
"모든 말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생각한다.
네가 실제로 할 수 없는 것을 말하지 마라.
나는 아름다운 말만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다음에는 같은 문장을 메시지로 보내왔고
절대 기대지 않을 거라 확신한 나는, 평생 기대 왔던
엄마의 생명 위기 앞에서 딱 10분, 마음을 기댔다.
한 번 꺼낸 말은 살아 있어서, 꼭 당장이 아니어도
언제고 효능을 발휘할 수 있는 '생명체'와 같았다.
말이 무섭다,라고 처음 생각했다. 방심했더니,
글을 아름답게 쓰는 상대가 위험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였을 것이다.
아니, 멀리 갈 것도 없이 상대에게 그랬을 수도.
만일 네가 힘들거나, 그냥 그립거나, 외롭거나, 즐겁거나, 그게 뭐든 언제든 - 내가 네 곁에 있다는 걸 기억해. I'm always here for you!
하지 말라고 했던 그 말을 더 정확히 종이에 적어
나에게 남겨준 것을 보며 생각했다. 난 그럼에도
믿을 수 없어. 의지할 수 없다. 그러지 않을 거야.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친구가 나에게 반복해 왔던 저 말들은, 알고 보면
나에게 한 부탁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힘들 때, 그리울 때, 외로울 때, 즐거울 때든 언제든 내 옆에 있어줘. 나를 버리지 말아 줘.
나도 여기에 있을 테니까, 너도 떠나지 말아 줘.
마음을 읽어버리고 나니, 그 사이, 기차역을 또 하나
지나쳐 버려 내릴 타이밍을 놓쳤음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다음 역을 기다린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해 주었던 말들은
"당신으로부터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