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를 열고

2부: 네 개의 귀

by 이별난

총 4부로 구성


네 개의 귀

바둑판의 네 군데 모서리 부근을 귀라 부른다. 바둑에서 상대의 돌을 따내면 보통 자신의 바둑통 뚜껑에 담아둔다.

미생인 돌들은 언제든 잡힐 수 있다. 완생이 되려면 튼튼한 연결로 집을 만들어 잡힐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 그 과정 속에 상대돌의 공격을 막아내며 집을 지어야 한다. 네 개의 귀에서 생존이 마치 인생의 한 단면 같아 보인다.


"우리 사귀......'


"내 생각은......'


내 생각을 누군가에게 말하기가 망설여진다

내 생각에 관심을 가져주는 이 없는 듯하다

내 생각을 말하면 틀렸다고 손가락질당할까

상대 생각이 궁금해 물어도 손가락질당할까


....(?) 물음표를 감추며....( ) 이내 거둔다.

두려움과 망설임에 쾅 닫은 집문

귀를 막고 집에 울타리를 두른다

살 집을 내려 생존에 사활을 걸고

귀를 막어 백의 소리 듣질 않는다

귀를 지켜 백이 흑을 잡지 못하니

텅 빈 백 뚜껑에 까만 돌 안 담긴다

바둑판 위에 놓인 흑과 백의 연결

백 연결 툭! 끊어 단절해 버릴까?

흑 연결 꽉! 이어 울타리 두를까?

고된 마음을 툭! 치고 꽉! 조인다

어디에 착수할까? A? B? 어디?


나는 이리도 한 수 두기가 힘든데

너는 왜 이리도 쉽게 둔 듯할까?

상대가 쉽게 던진 돌에 맞은 듯해

다치고 아프고 상처 나고 덧나고

포기하고 싶다가도 다시 돌을 쥔다

이 바둑판 선수는 누가 뭐래도 나!

A아이는 흑돌을 힘껏 들어 올린다

B어른도 백돌을 높이 들어 올린다


이 인생판 선수는 누가 뭐래도 나!

바둑판 네 개의 귀에서 착수의 택

인생판 내게 쥐어진 선택의 자유!


B어른이 높이 들고 있는 백돌에서

다름을 그린 놀이터 흙 빛 비친다

그대를 대할 때 Ai 같았던 나

그대의 다름 이제 보려 하네


드넓은 백통에 품은

작은 한 점의 흑돌에

그대가 비춰주었던

눈부신 햇귀


그대와 함께 하였던

그대 없는 바둑 판에

그대가 비춰주는

눈부신 햇귀


이제야 그대에게 귀를 열고


그대와 차 한 잔을 마시면서

그대와 바둑 한 판 두고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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