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아이 엄마 나홀로여행 프롤로그
예쁜 네 명의 아이들을 키우면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경제적으로 어려웠으나 이만하면 충분하게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집에서는 엄마이자 아내로, 며느리로, 딸로 살아왔고, 학교에서는 선생님으로 지내왔는데, 정작 나를 오롯이 들여다 볼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습니다. 항상 누군가와 같이 있으면서 쉴새없이 일을 했습니다.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아이들이 어려서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큰 아이가 중학교 2학년, 넷째인 막둥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 처음으로 2박 3일의 여행을 혼자서 떠났습니다. 밥할 걱정도 없고 일어나야 할 걱정도 없이 혼자서 시간이 맞으면 미술관에 가고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산책을 하고 밥을 먹었습니다. 바람이 몰아치는 제주도의 바닷가를 난생 처음 혼자 걸으면서 나를 비워내었고 나를 채워주었습니다. 그 짧은 시간은 또 다음 여행까지의 기간을 잘 채워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작년 여름에는 시간이 없어 가질 못했더니 가을이 되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몇 년만에 일본으로 해외여행을 결정하면서 많이 망설였지만 한 번은 나가 보고 싶었습니다. 그 과정을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