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아이 엄마, 나홀로 오사카 여행 가려하다

여행을 가기까지

by 여울

혼자만의 시간이 절실했다. 제일 좋은 것은 신랑이 아이들과 어딘가로 여행을 가서 최소 일주일은 집을 비워주는 것이다. 그러나 신랑은 시가에도 절대 가지 않는다. 가더라도 잠깐 있다고 오고 잠을 자고 오는 일은 없다. 나 혼자서 집도 치우고 청소도 하고 그렇게 있고 싶은데 집에는 항상 누군가가 있기 때문에 그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작년부터 혼자서 2박 3일 정도 여행을 가기 시작했다. 시작은 몇 년 전 아는 블로거님이 일주일씩 제주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글을 본 다음이었다. 사실 그분은 그렇게 보내신 지 십 년은 되신 것 같았고 막내가 우리 큰 아이뻘이니 괜찮았을 것이다. 나는 막둥이가 아직 어려서 그럴 수 없었다. 늘 소망을 가지고 있다가 더 이상 견딜 수 없이 한계가 왔던 그 해 나는 선언했다. 혼자 여행을 가야겠다고. 그리고 그 해 난생처음 떠난 2박 3일의 제주도 여행은 내게 회복하는 시간을 주었다. 그렇게 부산으로, 대구로, 두 번을 더 갔다. 우리나라에서도 내가 안 가 본 곳이 너무 많았다. 부산도 대구도 처음이었다. 혼자서 낯선 도시를 탐색하고 걸어보고 늦잠을 자려고 했다. 늦잠을 자려고 해도 습관이 된 탓인지 아침에는 눈이 떠져서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지난여름은 아이들을 챙기느라 너무 바빠 혼자만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 괜찮을 줄 알았는데 가을이 되니 지쳐가는 내가 보였다. 꼭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안 가도 되지 싶었는데 아니란 것을 알았다.


그리고 올해는 한 번 해외로 나가보기로 했다. 친구가 알려준 것이 시작이었다. "지금 예약하면 오사카 항공권이 18만 원이야!" 헉. 제주도 보다 싸잖아??? 숙소도 미리 예약하니 반값이었다. 미리 결제할 필요도 없었다. 그렇게 나는 오사카에 가기로 했다. 이왕 해외로 가는 것이니 3박 4일은 있고 싶었으나 그것은 아이들 엄마로서는 좀 힘들었다. 출발도 아이들 아침을 다 챙겨주고 가는 오후 비행기에 귀국도 너무 늦지 않은 오후 비행기니 실제적으로는 만 이틀도 안 머무른 셈이다.


문제는 미리 예약의 단점이었다. 하필 여행을 가기로 한 주에 갑자기 모든 일정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아이들 교회 캠프에 셋째 야구부 동계 스포츠교실까지. 새벽에 일어나서 캠프 식사를 챙겨주고 다시 오전에는 셋째네 학교로 가서 동계 스포츠교실을 안내하고 도왔다. 다시 오후에는 교회로 가서 식사를 챙기고 마무리를 하고 집에 오면 밤이었다. 글로성장연구소에서 야심 차게 시작한 원서 읽기 줌 미팅도 해야 했고 준비도 해야 했다. 집안일을 하고 쓰러져서 잔 다음 다시 새벽에 일어나 교회로 가서 식사 준비를 하고 다시 셋째 학교로 가고 다시 교회로 가는 강행군을 했다. 출발 전 날에는 짐을 싸고 집안일을 해 놓고 가느라 2시에 잠들어서 6시에 일어났다. 출발하는 날도 새벽같이 교회로 가서 아침 식사 준비를 거들고 마무리 청소까지 한 다음 서울역으로 직통열차를 타기 위해 떠났다.


이렇게 떠났으니 오사카에 가서 사실은 많이 아팠다. 이미 결제가 끝난 것이 아니었다면 다 미루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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