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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울 Jun 10. 2024

한 밤 중 잠깐의 고민

5주간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서 시간경영강의를 들었다. 너무 좋았다. 그리고 그때 듣기를 참 잘했다. 만약 지난주부터 시작되는 강의였다면 난 아마도 허덕이다 결국 녹화 영상을 받아서 제대로 봤을지 말았을지 모르겠다. 주중에 온라인 참여형 강의를 들으면서 느낀 것이 있었다. 한 주에 하나만 할 것. 그 이상이 되어가면 나에게 무리가 온다는 것을 알았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잠깐의 일회성이면 어떻게든 시간을 내어 볼 수 있겠지만 그것이 고정으로 박힌다면 생각보다 많은 헌신과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이번에 새삼 깨달았다. 


지금 고민하는 것은 잠들기 전 30분간 내가 무엇을 해야 가장 효과적일 것인가 하는 것이다. 원래는 음식물 쓰레기를 꼭 버리고 오려고 했다. 그리고 밤산책을 조금 하고 싶었다. 하루종일 앉아 있고 움직이지 않았더니 가벼운 움직임이라도 필요했다. 그런데 지금 눈앞에 산적한 어지러운 책상이 눈에 들어오고 또 이왕 컴퓨터를 켜서 영어 단어장 정리를 한 김에 글을 마저 한 편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3분? 정도 잠깐 고민을 했다. 글을 쓸 것인가 말 것인가. 책상을 먼저 정리하고 씻고 내일 바로 잠을 잘 것인가. 아니면 슬슬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저 음쓰를 가져다 버리고 올 것인가. 셋 다 해야 하는데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는 것이 좋을까. 


일요일은 조금 여유가 있으면서도 그래서 오히려 분주한 날이기도 하다. 일상의 정해진 일정에서 벗어나서 해야 하는 것들을 이것저것 다 몰아넣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리를 해야 하는 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주일 간 내가 했던 것들을 짧지만 돌아보고 한 주를 기획한다. 리더로 이끌고 있는 모임도 한 번 더 확인하고 독려하고 다음 것을 기획한다. 친구는 내게 저글링을 하는 공의 개수가 너무 많다고 했다. 물론 중간중간 공을 뺀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하나라도 공을 돌리지 않은 순간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가끔 공이 한 번에 많이 올라가 있는 때가 있는 것이다. 글로성장연구소의 별별챌린지 66은 이제 열흘 남짓 남았는데 그 기간이 피아노 정기 연주회 준비기간과 겹친다. 글도 써야 하고 피아노 연습에 매진해야 하는데 원서 읽기 모임은 계속 잘 이어진다. 좋아서 하는 것이니 불만은 없다. 거기에 엄마로서의 책무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글 쓰고 나니 명확해졌다. 뭘 고민을 하니. 얼른 글 쓰고 얼른 책상 정리하고 얼른 가서 음쓰 버리고 자면 되지. 별로 의미 없는 고민이었지만 또 이유가 있었겠지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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