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비교하지 않는 삶 (1)
덴마크는 매년 발표되는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에서 1위 또는 2위를 차지하며, 꾸준히 상위권에 듭니다. 덴마크 사람들은 왜 이렇게 행복할까? 무엇이 그들의 행복지수를 높게 만들까요?
덴마크에서 5년간 생활하며, 아이를 키우고 일을 하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점 중 하나는 사람들이 타인의 삶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오히려 자기 자신의 삶에 더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누가 좋은 차를 사든, 멋진 집에 살든, 명품을 들고 다니든, 덴마크 사람들은 그러한 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남의 삶은 남의 삶, 나의 삶은 나의 삶’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자연스럽게 퍼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과 자신을 굳이 비교하지도 않고, 타인의 삶을 평가하려는 시도조차 거의 없습니다.
이러한 문화를 아이들의 학교생활에서도 직접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제 아이는 현재 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데, 학기마다 주기적으로 수학, 덴마크어, 영어 등의 시험을 봅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평가 과목은 점점 늘어납니다. 하지만 이 시험 결과는 아이들에게 일부만 공개될 뿐, 자신이 반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예: 상위, 중간, 하위),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상세한 부분은 부모와 선생님 간의 개별 면담을 통해서만 공유됩니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비교 지표를 직접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초등학교나 중학교 시기의 학생들은 자신의 상대적 위치에 대해 알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신, 부모에게는 자녀의 현재 학습 수준과 어느 부분에서 보완이 필요한지를 설명하는 도구로써 활용됩니다. 이를 통해 가정에서도 보다 효과적으로 아이의 학습을 도와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저희 아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 우리반에서 데이빗이 이번에 수학 평가를 A를 받았고 저는 B를 받았어요. 우리는 둘 다 수학을 잘 해요" 친한 친구 David이 A를 받은 것이 부러운 것도 아니고, 대단하게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데이빗이 수학 점수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본인의 수학 점수를 전달하는 아들을 보며, 참 고마웠고 행복했습니다. 한국에서 교육받은 보통의 저는, 늘 제 등수가 어디쯤인지 연연했던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데이빗도 너도 수학을 잘 하는구나. 수고했다 아들" 이렇게 덴마크식으로 대답해주었습니다. 지금 성취한 것에 대해 격려와 칭찬을 해주는 것이 학교에서 선생님들께 들은 덴마크식의 양육입니다. 앞으로 더 잘할 것에 대해 부담 주지 않고, 이전에 못한 것을 끄집어 오지도 않기!
결국, 덴마크 사회는 어릴 때부터 남과의 비교보다는 자신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문화를 자연스럽게 교육합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비교하는 것도 어딘가에서 배우는 것인데, 학교에서 학습 성취도로 학생들을 비교하고 (학습 평가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평가 결과로 누구는 잘하고 누구는 못하고 비교하는 것에 대한), 집에서 형제자매들 간에 또는 옆집 아이 (엄친아, 엄친딸)와 비교하는 것을 하지 않는다면, 아이들도 그 비교에서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저희는 아이가 셋이라, 남편이랑 저도 자연스럽게 아이들간에 비교하는 발언을 자주 했었는데, 전혀 인지하지 못하다가 덴마크에 와서 살면서 저희가 비교하는 발언을 자주 한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누구는 밥을 잘 먹네! 누구는 잘 먹는데, 누구는 밥을 남기네. 누구는 달리기가 빠르네. 누가 더 빨리 달려볼까 이런식의 발언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조금씩 고쳐나가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떄에는 아이들간의 경쟁을 보고 왜 이럴까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부모인 우리에게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우리가 하는 말들을 고쳐나가기로 했습니다.
남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불필요한 열등감이나 우월감을 갖는 대신, 자신에게 집중하고 각자의 삶을 존중하는 태도는 덴마크 사람들이 더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큰 밑바탕이 되어주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