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네살 사춘기의 손택을 만나다, 1947
"수전 손택의 뿌리는 단단한 믿음의 사유"
1933년에 태어난 손택의 일기는 14세 시절의 기록부터 공개된다. 그녀의 외아들 데이비드 리프는 오로지 전적으로 수전 손택, 자신만을 위해 쓰여진 일기를 공개하면서 어머니의 유언같은 한 마디를 첨언한다. 내밀한 일기에 대하여 단 한번 했던 말, "일기 어디 있는지 (아들, 너는)잘 알잖아"
어쩌면 2004년, 어머니가 죽기 전 아들에게 남긴 이 단 한마디의 속삭임 덕분에 우리는 수전 손택의 귀한 자기고백을 활자로 볼 수 있는 영광을 얻은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참 고마울 따름이다.
첫번째 페이지는 사춘기 초반 시절, 손택의 독백같은 믿음의 사유로 채워진다.
'나는 믿는다.
죽음 이후에는 어떤 개인적인 신도, 삶도 없다고.
세상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자신에게 진실할 수 있는 자유, 즉 정직이라고.
,,,
여기에 더해 이상적 국가는 정부가 공공시설과 은행, 광산을 통제하고 교통, 예술장려금, 생활하기에 충분한 최소한의 임금, 장애인과 노인에 대한 지원이 있는 강력한 중앙집권제 국가여야 한다고 믿는다. 임신한 여성은 태어날 아이가 적출이든 사생아이든 구분하지 않고 국가가 돌봐줘야 한다. (1947.11.23자 일기중에서)
놀랍다. 질풍노도 시기라고 할만한 사춘기 시절의 소녀가 품은 신념이라 하기에는 그 사유의 농도가 엄청나게 진하고 숭고하기까지 하다. 지금의 2020년을 관통하는 미래적 시각이라고 해도 조금도 과언이 아닌, 수전손택은 타임슬립이라도 했던 것일까?
천천히 탐색할 작정이다.
그동안 허겁지겁 식욕을 채우는 듯한
책읽기에 익숙해져 있었다면,
이번만큼은 좀 다르게 읽고싶다.
아주 느리게, 매우 느리게,,,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