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8/19 일기중에서수전손택은 15세가 된다. 읽어야 할 책들에 완전히 포위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앙드레 지드에게 매료 되었던 것 같다. 윌리엄 포크너와 도스트옙스키는 물론, 하이네와 푸시킨이나 조지 버나드 쇼의 작품 세계에도 푹 젖어든다.
"시는 정확하고, 강렬하며, 구체적이고, 의미 심장하며, 리듬이 있고, 형식미를 갖춰야 하며, 복잡해야 한다"라고 메모하기도 한다.
그 해, 크리스마스에는 음악에 흠뻑 빠져 들었다. 비발디의 피아노 포르테 B단조.
"음악은 모든 예술 가운데 가장 놀라우면서도 가장 생생하게 살아 있으며-가장 추상적이면서도 가장 완벽하고 순수한-가장 관능적인 예술이다"라고 찬사를 퍼붓기도 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15세의 무질서에 스스로를 몰고 가는 손택은 육체적 사랑과 정신적 교감에 대한 통렬한 욕구, 불온한 욕구에 고민을 쏟아낸다.
심지어는 본인의 '레즈비언 성향'을 갑작스레 고백하기도 한다. 손택의 일기는 자신의 욕망을 육체라고 부르는 구조물이 담기에는 너무 크다고 한탄하기에 이른다.
"나는 이 보잘것 없는 (육체의) 껍데기가 터지기 일보 직전의 상황까지 간다. 이제는 안다. 무한에 대해 명상하는 것. 팽팽하게 정신을 긴장시켜야만 방심으로 인한 단순한 관능이라는 공포를 옅어지게 만들 수 있다"
이제서야 사춘기의 공기가 느껴진다. 손택의 15세는 비로소 진솔한 사유 속에 감춰둔 아슴 아슴한 존재의 긴장감을 만끽하고 있는 중이다.
마치, 어떤 일이 벌어지기를 두근 두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