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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독서:우리는 누구나 날 때부터 2인조다

by 에스더esther

"누구나 자기 자신과 한편이기 때문이다"

'보통의 존재'라는 제목의 책에 반했었던 것이

벌써 몇해 전이다. 책의 작가가 뮤지션이라는걸 알고나서는 더 신기해 했던 기억이 떠 오른다.


<언니네 이발관>의 뮤지션인 이석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고, 지금 식탁에 놓여 있는 그의 책 제목이 "우리는 누구나 날 때부터 2인조"이다.


결국, 나 자신과 한 편을 먹는다는게 이 책에서

말하는 2인조의 진정한 뜻이다. 왠지, 강렬한

공감력이 발동된다. 나도 진정한 내 편이니까,,,


당연히 책 읽는 내내 배경음악은 <언니네 이발관> 노래다. 특히, '산들 산들'이라는 곡은 자동으로 재생하기를 꾹 누른 채 작가의 심연을 읽어본다.

"나는 너무 오랫동안 너무 많은 일들에 내 탓을 하며 살아왔고, 어쩌면 지금 그 댓가를 치르고 있는 중인지도 몰랐다. 이럴 때 스스로에게 한 없이 관대해지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또 있을 까?나는 내 몸과 마음이 완전히 회복될 때 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내 탓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손톱만 한 일이라도 호들갑스럽게
자신을 칭찬해 주려 애쓰면서 더는 어떤 자책감도 느끼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p.59)

작가는 어느 날, 음악을 그만 두었고 갑자기 몸을

온전히 움직이지 못하는 이상한 증상을 겪는다.

병원을 가도 마땅히 특별한 원인을 못 찾아 낸다.


그저,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는 추측만 한다.

도대체 얼마만큼의 스트레스를 겪기에 몸조차

못가누게 되었을까. 근 일년동안이나 그랬다.


바로 그 스트레스를 치료하기 위해 이십오 년

만에 그는 정신과 치료를 다시 받기 시작한다.

가장 보통의 존재에서 고백했던 우울의 치료.


다행히 작가는 성실하게 일기쓰기를 하고 있었고,

지금 읽고 있는 이 책도 일년 동안의 기간을 섬세한

일기처럼 써 내려간 것이다. 그래서 더 갸륵하다.

나를 살리기 위한 지침 다섯 가지

1. 내 탓 하는 습관 버리기
2. 나와 나를 둘러싼 모든 것에 끊임없이
긍정하는 습관 갖기
3. 미루는 습관 버리기
4. 스스로에게 자주 선물을 해주기
5. 잘 쉬는 법 익히기
- 그러기 위해서는 취미를 갖기

결국 나를 살리는 건 습관 (p.67)

한국나이로 쉰이 된 작가의 '나를 살리기 위한 지침'이다. 그는 지침처럼 압구정동과 신사동

샵에서 옷을 사서 스스로에게 선물하곤 한다.


음악을 하면서 느꼈던 자존감과 네 권의 책을 쓴

후의 성공을 경험했던 그였다. 나름의 성공 이후

그 어떤 것도하고 싶지 않았던 그가 옷을 산다.


작가는 차츰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해 나가지만

여전히 가끔씩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래도 그는

정신과 치료도 안 받고, 무려 새 책을 내게 된다.


어쩌면 음악과 글이라는 두 가지 일을 하다가

글 쓰는 작업만을 하기로 한 후의 결심을 실천

하는 중인 것이리라. 네 권의 책 이후의 책이다.


언제부터인가 남들한테 깊은 속을 쏟아놓고도

마음이 후련해지기 보다는 더 답답해 지는 일이

늘어난 작가는 드디어 스스로를 편으로 먹는다.

나이가 들 수록, 타인이 나를 구원해 주길 기다리기보다 나 자신과 둘이서, 다시 말해
스스로 삶을 헤쳐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게
더 중요하고 좋은 자세라는 생각이 든다.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는, 우리는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2인조 아닌가.(p.233)

자기 자신과 편을 먹고 진정한 2인조가 된 그는

어느 날, 전단지 한장에 각성을 한다. 좋아하는

옷 사기를 그만 두고 환경에 관심을 두게 된다.


작가는 세계적으로 잘 나가는 회사의 일을 맡을

뻔한 기대를 좌절로 돌려 받고 만다. 그러나 그는

실패에 지지 않고, 사진을 찍는 것으로 위안한다.


일년의 기록은 이제 마무리가 되고, 책 한권이

태어난다. 책의 마무리에 혼잣말처럼 고백하는

그의 '2인조' 철학을 인용하며 이 글을 맺는다.

우리는 모두 내 안에 또 다른 나를 하나씩
갖고 있다. 그게 여럿인 사람도 있다지만,
대체로 하나씩 더 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나
날 때부터 2인조다. 그리하여 내 안의 또 다른
나와 평생을 대화하고 화해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지지고 볶으면서 살아간다.

그렇기에 우리는 누구도 혼자일 수 없으며
그 사실을 잊어서도 안 된다.(p.361)

희망이 우리를 바이러스로부터 속히 구원할 수

있기를 바라는 작가의 바램을 나 또한 또 다른

나 자신과의 2인조로 더블기도 하는 바이다.


모두,무탈하시고

부디 굿럭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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