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지키미
구불구불 정답게 펼쳐지는 길을 따라
발걸음 조차 조심스레 가만가만 딛는다.
이 길을 따라 차분히 걷다보니 막 다른 곳에서
골목은 끝나고, 시나브로 고요하게 자리잡은 부군당(府君堂)앞에서 걸음을 멈추게 된다.
photo by esther 예로부터 마을을 지키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던 부군당에 서니, 왠지 숙연해 진다.
'안녕하세요,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누군가에게랄 것도 없이 차분히 인사를 건네고
한참을 그렇게 서서 아슴한 마당을 살핀다.
이제, 본격적으로 연애 하듯이 지낼 작정으로
가장 깊숙하고도 막다른 곳을 찾아 온 셈이다.
붉고도 푸른 문살들은 미지의 세계를 상징하듯
신비롭게 빛을 내뿜고, 감히 발 내딛을 엄두도
갖지 못하는 여린 나그네를 다독여주는듯 싶다.
그래도 서로가 서로를 마주보고 인사 나누는
찬란한 시간들을 나눠도 주고 나눠도 받으니
이제는 조금은 친근한 걸음을 걸을 수 있겠다.
당인, 부군당을 돌아 나서는 마음이 자꾸만
따뜻해 지고 알 수 없는 다정함으로 차 올라
어깨 춤이 살짝 살짝 들썩 거리는 느낌이다.
헬로우, 스윗 당인.
이렇게 만나서 반가워요!!!
photo by es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