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문자

by 여름

아이들이 보낸 문자에 마음이 뭉클할 때가 있다. 두통이 심해 서둘러 저녁 뒷정리를 끝내고 방으로 들어가 쉬었던 어떤 날, 첫째 울이는 엄마에게 얼른 나으라는 카톡을 남겨두었다. 걱정하는 아이 마음이 오롯이 느껴졌다. 언니는 열이 나고 엄마는 몸살이 나서 남편과 둘째만 할머니 생신 모임에 가던 날에는 동생 꿍이가 잘 있으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자음과 모음을 찾으며 손가락으로 천천히 화면을 눌렀을 모습을 생각하니 슬며시 웃음이 났다.


너희들 자꾸 엄마 화나게 할 거야!

하루에도 몇 번씩 나도 모르게 아이들 탓을 하는 말을 내뱉고 만다. 그래봐야 옷을 여기저기 벗어둔다거나 식탁 위에 빵 부스러기를 흘리거나 숙제를 미루고 티브이를 보는 것과 같은 대수롭지 않은 일들이지만 엄마는 불같이 화를 내고는 잠시 뒤에 후회하는 일을 반복한다.


텔레비전 그만 봐, 밥 먹을 때는 휴대폰 좀 치우자, 불량식품은 먹지 마, 쿵쿵하면서 걷지 말랬지, 숙제는 미리미리 좀 해. 아침에 피곤하니까 일찍 좀 자랬잖아.

그림책 '알사탕'에 나오는 동동이 아빠처럼 내 잔소리도 끝이 없다. 듣기 좋은 말보다 귀찮고 성가신 말을 더 많이 하는 엄마지만 아이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에게 안기고, 학교에서 마치면 엄마부터 찾는다.


아이들의 마음을 떠올리면서 오늘은 잔소리를 좀 줄여봐야겠다.



울이, 꿍이가 엄마에게 보낸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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