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찍어둔 사진을 보다가 지금도 그때랑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벗은 옷은 허물처럼 그 자리에 두고, 장난감을 꺼내면 방이고 거실이고 와르르. 어디서 뭘 하고 놀았는지 흔적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래 놓고는 뭐가 없어지면 엄마 탓이다.
정리, 정리, 정리. 대체 언제쯤 스스로 정리를 할 거야? 엄마 힘들잖아!
엄마가 버렸지! 새초롬히 눈을 뜨고 나를 노려본다.
그러게 정리하라고 했잖아. 엄마가 어떻게 알아?
엄마가 버렸잖아. 엄마 미워!
책상은 치우기가 무섭게 도로 쌓인다. 색연필을 꺼내고 블록이 나오고 문제집이 쌓인다. 책상 위에서 뭔가를 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 자기 자리를 두고 스륵 엄마 자리에 천연덕스레 앉는다. 엄마 자리에도 물건이 하나씩.
엄마가 정리하랬지!
빽 소리를 지르면 물건들이 그제야 제자리로 돌아간다.
이 책들 언제 정리할 거야?
내 책상 오른편에는 책이 스무 권쯤 쌓여 있다. 책장이 부족해 정리하려고 꺼냈는데 막상 내보내기는 아까워 한 번 더 읽어야지 생각하고 꺼내둔 것들이다. 남편은 석 달째 그대로인 책탑을 보며 한숨이다. 비우면 쓸 수 있는 공간인데 아깝지 않냐는 것. 그걸 모르는 바 아니나 실은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읽고는 싶으나 이런저런 일에 순위를 빼앗기다 보니 그대로 방치되어 있고, 그게 썩 불편하긴 하다.
옷을 사기 전에 옷 정리부터, 새 책을 보기 전에 집에 있는 책부터, 가전을 들이기 전에 있는 물건을 비우는 것부터가 먼저인데, 쉽지가 않다. 올해가 가기 전에 우리 집에 여백이 있는 공간을 여러 곳 만들어두고 싶은데 가능하려나.
오늘은 꼭 정리를 시작해 봐야지. 흐어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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