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음악회 관람 후기
우연한 만남에 감사해질 때가 있다.
반납일인데도 다 읽지 못한 책이 있어 가방에 책을 싸들고 도서관에서 부랴부랴 읽던 중이었다. 톡톡, 남편이 어깨를 두드리더니 손가락을 움직여 물결 표시를 했다. 영문을 몰라 눈으로 무슨 뜻인지 물었다. 그가 다시 한번 손가락을 움직이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왔다갔다 했다. 그제야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었다. 토요일 오후 2시에 로비에서 작은음악회가 있고, 그게 지금이라는 걸 깨달았다.
읽던 책을 덮고, 서둘러 로비로 향했다. 작은 무대 한켠에는 피아노가 있었고, 앞에는 지휘자가 준비하고 있었다. 흰 남방과 검은색 바지를 맞춰 입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음악회를 준비하는 모습이 보였다. 관객은 스무 명 남짓했지만 고운 음색으로 정성껏 노래부르는 모습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서로 목소리를 맞춰 화음을 만들고, 편안하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노래를 즐기는 모습이 멋졌다.
내가 할머니가 되고, 남편이 할아버지가 되었을 때, 우리가 이런 모습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것이 있고, 그것을 즐길 줄 알고, 서로 공유하며 살아간다면, 삶이 재밌고 여유로울 것 같다. 꼭 노래가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것의 가짓수를 하나둘 늘려가다가 반려취미로 삼고 싶은 것을 콕 집어보고 싶어졌다. 음, 뭘 하면 좋으려나. 잠시 행복한 상상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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