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지 살고 싶어서,
지금까진 운명과 정반대로 살았었다 나도.
그래서 죽을 고비를 매해년 넘겼고
시름시름 앓다 진짜 나 죽을 뻔했다.
진지한 사랑은 정해진 단 한 사람이 아니면
절대 안 되는 데다가 몸 가짐도 바르게
늘 조심해야 했다.
하늘이 정해놓은 인연과 양쪽 조상 집안 어르신분들께서 예쁘다고 콕 찍은 게
바로 나라서,
그동안 함부로 행동하고 살 수가 없었다.
왜냐면 사랑을 하나 시작한다고
죽을 고비를 다 넘기기엔 그 기억을 다 앗아가기엔,
난 너무 예쁘고 빛나는 데다가 소중했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누구에게도 내가 마음을 열지 않는 이유?
단지 살고 싶어서,
운명과 정반대로 굴면 신이 정해놓은 운명에
반기를 드는 거라서 그렇게도 힘들었나?
그렇게도 아슬아슬 줄타기,
내 목숨이 그리 위태로웠나.
나는 사실 자주 이런 꿈을 꾼다.
얼굴을 모르는 아주 윗대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꿈에 나와서 노하시곤 아이들이 왜 아직도
못 만난 겁니까.
하시면 그쪽 집안에선 아주 쩔쩔맨다.
만나긴 했는데.. 라며 작게 얼버부리 신다.
왜 아이들이 무엇 때문에 이토록
힘들게 돌아가냐고 분노해 물으신다.
거기서 나는 그저 전지적 작가적 시점이고,
이 아이들을 다시 만나게 하려고
얼마나 많은 목숨이, 얼마나 많은 노고와 눈물이 들었는지 아냐고 다 혼을 내신다.
난 꿈에서 깬다.
이상했다. 자주 이런 꿈들,
그리고 또 한 번은 다른 집안에서 내게 줄을 섰다.
그저 황당했다.
내가 탐이나 다른 이가 아닌 나랑
당장 결혼을 시키고 싶다는 것이었다.
근데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주 단호하게 얘는 절대 안 돼요~
인연이 정해져 있어요.
죽었다 깨어나도 무조건 둘은 다시 만나야 해요.
꿈에서 깨 일어나선 가슴이 얼얼했다.
다가오는 누구에게도 내가 마음을 열지 않는 이유?
단지 살고 싶어서,
그래서 나는 다른 사람들이 다가와도
마음을 못 연다.
죽고 싶지 않아서, 죽을 고비 줄기차게
다 넘겼으니 난 이제 살고 싶어서.
정말로 살고 싶어서.
간절히 살고 싶어서..
결국 난 이런 거다.
그 사람을 다시 만날 때까지 난 기억도 잃지 않고
그저 공손히 살아있고만 싶어서.
그리고 나를 보호해 주시는 하늘과
나를 아껴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께도
다 감사하다.
쉬운 길이 아니니, 다른 집안에 그저 뼈를 묻게
결혼시켰어도 되는 길 아닌가라고
생각했었는데.
보통 집안이 아니구나 서로가,
라는 판단이 섰다.
왜냐면 모든 인연이 핏빛 영혼 각인,
소울 메이트가 애초부터 존재하기는
아주 드물며 전생부터 이어져,
모든 사람의 노고와 땀 그리고 눈물로,
그제야 다시 만나게 되는 인연은 정말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살기 위해서.
내 목숨 값은 소중하니까,
내 영혼의 값어치는 훌륭하니까.
그가 아니면 난 아무도 만나지 않을 각오를 했다.
그저 난, 살기 위해서
그렇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