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뜨끔했던 순간,

- 서술형 Q&A

by 이승현

1. 잊히지가 않는데, 여전히.

엄마가 나보고 너 OO이랑, 4년 곧 거의 5년인데

승현이랑은 아주 사뭇 다르지?라고 해서



그 순간 나 얼었어..



그 말은 즉슨 나에게 이런 말이었어.

너무 놀랐어..



너 네 남자친구랑 지금 사귀긴 하는데..

마음속에 따로 품은 남자 있지?



라고 느껴졌고 엄마는 마음속에 따로 품은

사람 있지?라고 물었어.



요즘 걘 뭐 한데? 잘 지낸대?라고

하셨는데 내가 거기서 우리 아무 사이도 아니거든.



박박 우기면서 나 지금 남자친구 OO이,

진짜 사랑하거든.



그러고 나서 눈물이 주룩 났어.

실토하고 싶지 않았는데 사랑을 연습하고



연기 중인 것.. 그때 엄마한테 다 들켰어.

얘가 마음에 품은 사람이 있네.



서로 못 잊네. 다 들켰어.

그래서 펑펑 울었어.



2. 친구들이 너 소울 메이트 만나면 모임도

안 나오고 남편이랑만 논댔지? 서운하게,

라고 했는데..



이제 나 곧 마흔이야..



결혼도 하고 모임도 나가고 그 뭐냐..

나 좋아했던 남자 애.. 걔들 누구니?



궁금하다 이렇게 막 수다도 떨고~



3. 아빠랑 얘기하다가 엄마도 그때,

걔랑 다시 만난다고 했어 이랬는데



그래서 아빠가 그 사람이 누구야? 했을 때

나는 아빠 모르는 사람.



아빠 바빠서 나 보면 그때 잠만 잤어.

얼굴 볼 시간도 없었고,



그렇게 바빠서 딸이 기억 상실 걸리고,

7일이나 못 깨어난 것 그거 몰랐었지?



나는 더 뜨끔하게 해 줬지

그게 팩트니까.



4. 승현이에게 몇 년 만에 그 시절,

과오를 풀 겸 미안하고 감사했다고.



연락했는데 답 안 해도 된다고

바라지도 않았는데..



잘 지내지?라고 연락 왔을 때

뜨끔했고 심장 떨어져 내리는 줄..



5. 이 중 가장 뜨끔 했을 땐 1번,

엄마가 너 아직도 걔 좋아하잖아.



엄마가 다 알아.

내가 막 남자친구 사랑한다고 증거 하듯이 외치면



그건 사랑이 아냐, 엄마가 그러고..

네 마음에 남자친구 OO이 말고.



다른 사람 있잖아 했을 때

내 눈시울이 다 붉어졌어.



아프고, 슬프고, 아팠어.

드러내면 안 될 것 같았거든 그 마음..



나도 내 마음에 고이

살고 있는지 조차 몰랐어.



엄마 말이 다 맞아.

이젠 거짓말도 못 해. 투명해서,



맞아 처음부터 걔가 아닌 다른 사람 만나면

마음이 전혀 움직여지지 않았어.



엄마가 촉이 있어서 너희 둘 다 서로 못 잊었어.

하는데 그때 내가 펑펑 울었어..



그러면서 우리 아무 사이 아냐.

다 끝났다고 울면서 말하면,



엄마는 너 왜 우니?

네들 이제 시작이야. 안 끝났어하셨어.



그때가 20대 중반인가

하여튼 그랬어.



6. 그때 왜 이렇게 서럽게 운 것 같아?

내 생각엔 진심이 들통나서..

3년이든, 5년이든..



난 사랑을 연기하는데,

걔 앞에선 연기가 전혀 안 돼서.



그냥 나 자체라서.

진짜 내 마음이 그거라서?



그래서 운 것 같아.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땐 몰랐고 나도,



7. 엄마한테 들켰을 때 마지막

네 말한 마디가 뭐였어?

나 내 남자친구 OO이가 있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

진짜 진짜야 나 믿어줘..(소울리스)



8. 엄마가 안 믿었을 땐?

엄마가 너희 둘, 서로 같은 방향을 보고 있네.

너 아직 걔 좋아하잖아라고 하셔서



소름 돋았어. 안 좋아해, 아무 사이도 아냐.

나 남자친구 있어. 걔 얘기 다신 꺼내지 마.



우린 애초에 다 끝났어.

하고선 서럽게 울었더니..



엄마가 약 올리듯이 말했어.

왜 우냐 이승현, 너 되게 음흉하다.



다 끝이라면서 왜 우냐.

그리고 네들 이제 시작이야.



끝 아냐.. 하늘이 정한 시간표가 있어 다

하셨을 땐 다 안 믿었어.



9. 그리고 또 뜨끔했을 때가 있는데,

그 당시 사귄 남자친구가 내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으며



내가 마음속에 품은 남자가 아주 오래 있다는 걸 그걸 본인도 어쩌지 못한다는 걸

다 알았을 때 내 얼굴이 새하얘진 것 같아.



그러니까 제발.. 헤어져달라고

나 좀 제발 놔달라고.



정말 미안한데, 마음이 어쩌지 못하겠다고,

나 더 나쁜 년 만들지 말라고 그랬었네 내내



그 당시 남자친구는 나랑 헤어져놓고도 나를

못 놨던 거 같아. 그게 과연 사랑이었을까?



보고 자기한테 안 와도 되니까

첫사랑한텐 가지 말라더라.



넌 사랑만 받아야 하는 어여쁜 사람이라고,

너무 무책임한 것 같다고.



그 당시 남자친구가 나를 정말 좋아했구나,

느껴지기도 했고 그냥.. 타이밍이 뜨끔 이었어.



시작하고 싶은 사람은 책임감이 없었고,

끝내고 싶은 사람은 내게 미련이 남았으니



뜨끔 그 자체였지..



10. 너는 사랑만 받아야 하는 사람이야,

네가 훨씬 아까워.라는 말 듣고 어땠어?

그때는 가고 싶었어. 그래도..



근데 그 당시 남자친구 말이 다 맞아.

누가 와도 내가 아까워..



누굴 만나도 내 친구, 지인들은 다

네가 아까워 넌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인데

라고 했어.



이젠 내가 안 아까울 사람 만나려고,

재회든, 새로운 사람이든



마음이 시키는 대로 내가

안 아까운 인연 만나려고 이젠 다.

이미지 출처: 핀터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