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 뭐든 혼자 했던 진짜 이유.
이제야 맘 편히 다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걸 내가 만났던 모두가 다 본대도 나는
진실로 좋아했고, 햇살처럼 당당하다.
내가 남자친구가 굳이 있는데도
늘 뭐든 혼자 했던 진짜 이유.
남자친구가 생기면 굳이 같이
하고 싶었던 게 종종 있었다.
가령, 군산 같이 가기.
사랑의 온도 2 순천만 습지 같이 가기.
코끝 시린 계절, 혹은 봄
낙산공원 가서 같이 산책하기.
남자친구랑 같이 유람선 타기.
그저 버킷리스트 같은 거였다.
그저 나만의, 몇 개 없지만 아주 소소하지만,
꼭 하고 싶은 그런 거.
하지만 나는 남자친구가 생겨도
굳이 같이 가지 않았다.
남자친구가 자기야, 나랑 이번에 같이 가자.
라고 말하면 나는 늘 뜸 들였다.
아.. 어.. 미안해, 나 이번에는
좀 스케줄이 안 되어서 힘들 것 같아.
다른 날 다른 시기쯤 남자친구가
또 말하면 미안해 아.. 나 좀 어려울 것 같아.
미안, 근데 나 지금은 좀 안 당기네?
날이 좀 춥기도 하고 하하..
신경 써줬는데 진짜 미안해.
여수 근처에 있던 남자친구가 순천
근처니까, 우리 데이트할까라고 하면
아니.. 나 오늘은 좀
그냥 혼자 만끽하고 싶어서 미안.
다음에 기회 되면 같이 가자..
그렇게 차일피일 늘 미뤘다.
누굴 만나도,
그 고결하고도 순결한 나의 버킷리스트를,
남자친구가 없어서 다 못 한 게 아니라
그냥 그건 그저 내가 하기 싫은 거였다.
내가 말한 남자친구가 생기면 하고 싶은 것.
그 버킷리스트는 실은 나는 그냥 단순한
남자친구랑 하고 싶은 게 아니었다.
별 거 아닌 같이 어디 가기,
손 잡고 산책하기, 유람선 타기.
늘 혼자 할 만큼 그 진한 마음이 아니었다.
가슴 절절하고 내 영혼을 울리는
난 이걸 소울 메이트랑 꼭 같이 하고 싶어,
내 마음이 문득 느지막이,
결심한 듯이 말했다.
그동안은 차일피일 내내 미룬 이유가
안 내켜서 혹은 기회가 안 닿아서,
내내 그렇게 핑계 댔다.
근데 그게 아니었다.
그 별 거 아닌 남자친구 생기면 하고 싶은 것,
그 신비한 버킷리스트에는 온 마음을
다 줄 한 사람만 겨우 속해 있는 거였다.
내게 별 거 아니네? 라면서
같이 하자는 남자는 유독 많았으나,
저 별 거 아닌 버킷리스트를 같이 지킨
남자는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었다.
내 온 마음을, 내 모든 걸 줄 수 있는 사람에게
꼭 같이 가자고 해야겠다.
어느 날 문득,
그렇게 내 마음이 말했다.
그래서 내내 남자친구가 있어도
좀 외로운 채로 혼자 했다.
하지만 뭐 그다지 나쁘진 않았다 그게,
마음에 없는 상대와 손 잡고 버킷리스트를
즐길 만큼 난 유연하지 못해서.
그리고 진심은 유연이란 껌딱지로
다 늘어나는 게 아니라서,
그 은연중에 많은 사람들을 틈타
만약 변할 마음이면 순수하지가 못 하다.
나는 그냥 남자친구가 있던 없던
늘 뭐든 혼자 했다.
일도 척척, 사랑도 척척
그렇게 아무 문제없는 듯이.
마음이 동요되지 않는 게 문제라면
아마 큰 문제였다.
영혼이 원하질 않아, 이런 연애 난 더는 못 하겠어.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앞에서
의무감으로 사랑을 말하고.
더는 사랑한단 말이 채 나오질 않아,
그래서 나는 혼자였다.
남자친구가 있건 없건 그 조건은
그리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진실한 사랑을 만끽하지 않는 게
실로 더 외로웠음에,
사랑받았음에 감사했고.
더 사랑줄 수 없음에 난 처절했다.
그래서 그렇게 정한 것 같다.
스스로가, 그냥 영혼이 공명하지 않으면
난 뭐든 하지 않아. 지겨워,
사랑을 연기하는 건 그래서 나는 혼자였다.
제법 씩씩했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잘만 행복했다.
남자친구라고 불리던 그 사람들의 그림자가
점차 다 사라지자 나는 진정 행복해졌다.
사랑받았음에 행복했지만,
그들이 원하는 사랑을 단 한 순간도
줄 수 없었음에 목놓아 울부짖었다.
그래서 나는 연인이 곁에 있었음에도,
늘 뭐든 혼자 했다.
특히 그 흔한 버킷리스트 한 번 제대로,
실현한 적 없었다.
나는 그래서 늘 내 영혼이 혼자였지만,
그럴듯한 사랑을 포장해 그런 척
더는 연기하지 않아도 돼서
행복했다.
물론, 영혼이 공명하는 상대와 손을 꼭 잡고
그곳에 같이 가도 너무 좋겠지만..
나는 이제 외로워도 지쳐도
누군가의 기준에 풀썩,
사람의 기준에 스르르, 다 무너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혼자여도, 함께여도 나는
지금 이 순간 너무 행복하다.
곧 별 거 아닌 버킷리스트를
다 재현해 볼 거라는 그 희망이 있기에,
다 잘 될 것임에,
그래서 나는 오로지 괜찮다 :)
다, 다 괜찮다.
그냥 이런 나라서 좋다 다!
행복하기에,
외롭기에
그렇기에 나 역시 인간이다.
정말 괜찮아졌다
이젠,
p.s 나를 하늘의 보석같이 여기는 한 사람과
나는 내내 행복할 거다.
앞으로 쭉~!
이미지 출처: 핀터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