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생을 또렷이 기억하던 그 아이.
내가 대략 6살쯤이었나 아님 그 이후였나?
눈을 감는데 뭐가 자꾸 보였다 실루엣이,
가만히 느끼면 이건 그냥
전생이구나 싶었던 것 같다.
스토리가 무지 길었기에
별로 믿고 싶지 않았는데,
엄마가 혹 슬퍼할까 봐
내 전생을 내내 기억 못 하는 척했다.
그렇게 평범한 척 자랐는데
6살 전후로 보통 전생을
기억하는 애들이 있다고 했다.
그건 보통 그냥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아마 그런 것도 같다.
고등학교 땐 평범하게 살고 싶어서,
그 전생을 다 모르는 척했는데..
전생을 기억하는 친구들이 나 말고 또 있는 거다.
근데 그 친구들이 그랬다 나보고,
나도 전생을 기억해.
본래 그런다는 양,
난 그 속에 있으면 다 평범해졌다.
완연히 익지 않은 내 마음이
설익어 퍼석해질 때쯤,
그들은 내게 아무 일도 아냐,
그거 별 것도 아냐 그렇게 이불을 덮어줬다.
그리곤 말했다 내게,
특히 첫째들이 세상을 처음 겪는 애들이라
직관이 있고 전생을
더 기억하는 영혼들이 많대.
아빠가 왕과 궁녀 얘길 직접 해줬어.
무지 슬펐어, 그리고 애절했어.
근데.. 아빠가 그 궁녀 친구 혹시나
주변에서 만나면 잘해주라고 했어.
근데 난 그게 꼭 너 같아.
현생인데도 앞뒤 걸음 반듯하고,
그 얘기의 궁녀랑 말투조차 똑같아..
그건 채 흉내 낼 수 없는 거잖아.
근데 나는 아니야 용희야..
그 왕도 딱히 기억 안 나고
내 전생이 솔직히 하나도 아니고.
우연이야 그 비슷한 건..
옆에서 내 친구 지현이도,
넌 그 궁녀가 확실히 맞는 것 같아라고 했다.
눈물이 줄곧 마구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
내내 아닌 척하고 싶었다.
그래, 나다! 나야..
아닌 척하고 싶었어.
그 세계에서는 남녀가..
수평선너머 손 꼭 잡고 평행하게,
뭐 서지도 못 하는 걸..
그 비극 나는 너무 싫어 슬퍼서
용희는 말했다.
여긴 현생이야.
주도권은 그 궁녀에게
있다고 했어 아빠가 이젠,
슬퍼하지 마. 너 홍연이라고 혹시 알아?
새끼손가락에 칭칭 감겨 연결된 그 인연,
우리 셋 다 그런 인연이 있대.
근데 아빠가.. 네가 제일 힘들 거래.
너 많이 울지도 모른다고
꼭 안아주랬어.
사람 간에는 사실 다 연결되어 있어서,
보이지 않아도 그 가느다란 실이
그 인연을 만날 수 있게 꼭 도와주는 거래.
그리고 우리도 다 별 같은 존재래.
서로서로 힘이 되어 주고 이렇게 도움이 되는 관계,
힘들 때 밤하늘의 별 보면 기운 나잖아!
우리가 서로 그런 존재래 마치 쌍둥이 별 같은,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현생은 다를 거야.
그리고 비록 우리가 오해로
어느 날 갑자기 멀어져도 너무 슬퍼하지 마.
다시 만나게 될 테니까.
지현이와 용희는 내 전생을 아는 유일한 친구였다.
그들은 내게 많이 만나봐,라고는 했어도
다 알고 있었다.
이승현은 많이 스쳐갈 인연이 있는 애지,
그래서 혼자 외롭지 무척.
많은 사람을 사귈 사람은 정녕
아니지 하고 말이다.
p.s 다들 그 소울 메이트가 뭐라고..
그 홍연을, 38세, 40세까지는
최소 기다린다고 했었다.
그럼 나는 그랬다.
나는.. 내 별 같은 소울 메이트에게
바라는 거 하나도 없어!
그냥.. 살아서 돌아오기만 하면 돼.
근데 이 마음이 10대였던 그 시절부터
30대인 지금까지 그대로인 게
나는 마냥 신기하다.
못 만나는 게 아니라 나 그냥 안 만날래,
다른 사람은..
나는 영혼 그거 하나 봐.
10대 때도 어찌나 또렷이 말했던지
아직도 생생히 기억에 남는다.
이미지 출처: 핀터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