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왜 자기만 그 오랜 시간 미안하고
혼자 사과하고 그래? 왜 혼자 마음에 다 담아둬?"
"그건 자기가 책임감이 있는 거고
그 남자가 그냥 회피형이네..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탐정을 시키든 어쩌든 번호를 알아내서
찾았어야지 나라면 그렇게 해.
근데 그 사람은 무서워서 끝까지
뚜껑을 안 연거고만..
그것도 다 그 사람 선택이야."
당시에는 내가 죽을 고비와 기억 상실증인 걸
다 인지 못한 시기였다.
갑자기 번호를 바꾸고 잠수 타고
그래서 내가 다 잘못인 줄 알았다.
근데 이유가 어떻든 오해야 풀면 되고
사랑은 둘이 하는 건데 한 사람만,
풀려고 하는 그 태도부터가 엄연히 잘못된 거였다.
그 후 했던 구 남자친구 말처럼 난 성숙하고,
책임감이 있고 승현이는 미숙하고 책임감이 없고
선택하려는 그 책임을 다 피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 시절엔 그걸 몰랐고
이제는 그걸 안다.
지금의 나는 그때와 다르게
내 책임과 선택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더는 혼자 감정을 짊어지지 않고
나는 주체적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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